영업정지 앞둔 HDC현산…기존 시공권도 흔들 곳곳서 '찬반투표'

머니투데이 조성준 기자 2022.04.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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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 부실시공 혐의로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의 모습/사진=뉴스1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 부실시공 혐의로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의 모습/사진=뉴스1


오는 18일부터 HDC현대산업개발 (17,690원 ▼100 -0.56%)(이하 현산)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이 적용되는 가운데 기존에 수주한 시공권도 위태로운 모양새다. 일부 조합은 이달 시공사 교체 여부 등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안양 삼호뉴타운 재건축 조합, 21일 '시공권 유지' 찬반 투표
상계1구역 조합원들이 지난 2월 10일 오전 서울 노원구청앞에서 3월 정식 계약을 앞두고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 추방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스1  상계1구역 조합원들이 지난 2월 10일 오전 서울 노원구청앞에서 3월 정식 계약을 앞두고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 추방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스1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안양 삼호뉴타운 재건축조합은 오는 21일 총회에서 '시공사 재선정 여부'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다. 삼호뉴타운 재건축 조합은 2016년 HDC현대산업개발·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올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조합 내부에서 현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조합은 이사회, 대의원회를 거쳐 시공사 교체 여부 안건을 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조합원들 간에 시공사 교체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투표를 통해 정하겠다는 것이다. 교체를 원하는 조합원이 더 많을 경우 조합은 시공권 해지와 새로운 시공사 선정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산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과는 상관없이 관련 절차를 밟아왔다"고 설명했다. 삼호뉴타운 재건축 사업은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비산3동 354-10번지 일대에 33개동 총 2604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사업금액은 약 5165억원에 달한다.

서울 상계1재개발 조합, 14일 총회서 시공사 본계약 체결 투표
서울시 노원구 상계1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14일 총회를 열고 현산의 시공사 본계약 체결 찬반을 결정한다. 현산은 상계1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 입찰해 지난해 10월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본계약 체결 전에 광주 사고가 터지면서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시공사 교체 목소리가 높아졌다. 일부 조합원들은 지난 2월부터 노원구청 앞에서 현산 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구청을 찾아 총회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시공사 교체 여부를 놓고 조합 내부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일부 조합원은 "집행부가 현산과 결탁해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총회 일정을 토요일(16일)에서 목요일(14일)로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합 측은 "장소 선정에 어려움이 있어 부득이하게 평일로 결정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조합은 오는 14일 본계약 체결 반대 표수가 더 많으면 총회를 한 번 더 열어 시공사 선정 취소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상계1재개발사업은 지하 5층~지상 25층, 17개동 아파트 1388가구를 신축하는 사업이다. 공사금액은 약 2930억원이다.

공사비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가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지난 4일 서울시에 현산을 시공사에서 배제해줄 것을 시공사업단에 권고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업단은 현대건설과 현산, 롯데건설, 대우건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조합의 이런 움직임들에 대해 현산측은 "조합원들이 부르면 찾아가서 상황을 설명하고 안전 품질 부분에 대해서도 확신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안전과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진행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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