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령층 워킹푸어 완화를 위한 과제

머니투데이 유진성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22.04.07 03:40
글자크기
우리나라 고령층의 경제활동은 다른 나라와 상이한 구조를 보인다.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가운데에서도 고용률 순위가 높아지고 빈곤율 순위도 덩달아 올라가는 구조다.

40~44세, 45~49세 고용률은 OECD 국가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50~54세 고용률부터는 OECD 평균을 웃돈다. 2020년 기준 65~69세 고용률은 48.6%로 OECD 국가 가운데 2위, 70~74세 고용률은 40%에 육박하며 1위다. 한편 우리나라 빈곤율은 2018년 기준 66~75세에서는 34.6%, 76세 이상에서는 55.1%로 OECD 조사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자식 봉양시대라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나이가 들어도 일해야 하고 일을 해도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고령층의 워킹푸어는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더욱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버푸어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일자리의 질이다. 한국노동패널을 사용해 재취업의 특성을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나눠 살펴보면 고령층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감소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25~54세의 경우 퇴사 후 1년 안에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으로 재취업하는 비율이 각각 32.5%, 20.8%에 달하지만 55~74세의 경우 정규직 재취업률은 9.0%, 비정규직 재취업률은 23.8%로 일자리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65~74세의 경우 1년 안에 정규직으로 재취업하는 비율이 4.3%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워킹푸어 문제, 더 나아가 고령층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 임금체계 개편, 직업훈련 강화, 연금제도의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고령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확대가 가장 중요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다. 정규직에 대한 고용경직성을 완화해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고 고령층의 정규직 취업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상대적으로 근로조건이나 임금수준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파견근로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비정규직에 대한 규제개선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임금체계의 개편도 중요하다. 호봉제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급·성과급 임금체계로 개편하고 임금피크제를 확대해 임금체계를 생산성이나 능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에서 중·고령층 고용의 유지 혹은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양질의 일자리에 적합한 고령층의 역량을 높이는 것도 빠트릴 수 없다. 직업전망, 수요조사, 민관협력을 중심으로 하는 직업훈련과 재훈련 프로그램을 강화해 고령층이 퇴사할 때 양질의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연금제도도 살펴야 한다. 공적연금제도의 가입조건을 점진적으로 완화해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갈 필요가 있다. 사적연금에 대한 세제혜택도 확대해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의 기능을 강화하고 부족한 공적연금을 보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유진성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유진성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