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원으로, 2월(705조9373억원) 대비 2조7436억원 줄었다. 특히 신용대출이 전월과 비교해 2조4579억원 줄면서 전체 잔액 감소를 주도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는 전월 대비 650억원 소폭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5조8592억원 감소소했다. 1월에는 1조3634억원, 2월에는 1조7522억원이 줄었다.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점도 요인이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상단 금리는 최근 2012년 이후 10년만에 연 6%대를 돌파했다. 주담대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따라 은행들이 금리를 조정하면서 지난해 10월 5%대를 돌파했는데, 불과 5개월 만에 1%포인트가 더 올랐다. 1년 전 1%대 금리도 있었던 신용대출 금리는 현재 5%대까지 치솟은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다보니 대출을 상환하는 고객도 늘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뚜렷한 대출 감소세에 따라 지난해 마련한 대출규제를 풀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규제를 푼 이후에도 상황은 똑같다"며 "현장에서 대출 문의가 조금 늘긴 했지만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5대 은행은 최근 일반 신용대출 한도와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규제 이전으로 되돌리고, 우대금리도 복원했다.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한도 제한, 신청 기간 축소, 1주택자 비대면 대출 신청 제한 등 규제를 해제했다.
은행권은 새 정부의 대출 완화 기조에 주목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3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위원들에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으로 생애 첫 주택을 마련하고자 하는 국민에게 정부가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며 "청년들의 미래를 생각해 과감하게 접근하고 발상의 전환을 이뤄달라"고 요청했다. 인수위는 현재 DSR 규제 부분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대출규제 완화와 함께 올 7월부터 신용대출 연 소득 범위 내 제한이 풀린다"며 "자산시장 상황을 봐야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대출이 좀 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