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 경제 평론가
부동산 관련 보도 중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서울 강남3구 위주 보도를 꼽았다. 너무 자극적이라는 것이다. 대선이 끝나고 한 주 만에 압구정동 아파트가 5억원이 뛰었다느니, 반포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가 한꺼번에 12억원이 올랐다느니 하는 기사가 나왔다. 실제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방에서 이 기사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한 주 동안 가격 상승분이 자기 집값보다 크기 때문이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여러 신문을 장식한 기사의 제목들이다. 당장 집을 사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 같은 기세다. 지난 5년간 집값상승을 비난한 논조는 모두 어디로 가고 하루아침에 태도가 이렇게 바뀔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부동산 가격이 정말 오를까.
집값을 움직이는 요인 중 영향력이 가장 큰 게 가격이다. 집값이 비싸면 어떤 호재를 디밀어도 가격이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책도 예외가 아니다. 부동산 가격 조정기에 집권한 이명박정부가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무 번 가까이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게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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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부터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다. 지난 2월에는 몇 년 만에 가격이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세금부담 확대, 금리인상, 대출규제 때문에 집값이 조용해졌다고 얘기한다. 맞는 말이지만 더 큰 역할을 한 것은 가격이다. 주택가격이 문제가 된 2018년 이후 유사한 정책이 수없이 나왔지만 잡지 못하다 이번에 효과를 본 것은 높은 집값으로 사람들이 매수를 회피했기 때문이다. '가격은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월가의 격언은 부동산에도 적용된다. 언론의 보도에 귀 기울이기보다 가격의 적정성 여부를 따지는 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