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긴장감 주는 토스뱅크…"대출 혁신 지켜보겠다"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2022.03.27 17:35
글자크기
토스뱅크토스뱅크


"고객이 호응할 수밖에 없다."

최근 토스뱅크가 내놓은 '지금 이자받기' 서비스를 이용해 본 시중은행 관계자 A씨가 한 말이다. 이 서비스는 토스뱅크통장 고객에게 이자를 하루 단위로 정산해 지급하는 서비스다. 매일 받은 이자가 잔액에 더해지고, 다시 이자가 붙어 '일 복리' 효과가 있다. A씨는 "이득이 확실한 서비스를 마다하는 고객은 없다"고 덧붙였다.

토스뱅크가 은행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일 복리 형태로 소비자가 원할 때 이자를 주는 상품은 토스뱅크통장이 최초다. 은행권 일각에선 토스뱅크로 인해 일 복리 수요가 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 B씨는 "그동안 니즈가 적다고 봤지만, 생각보다 많은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같다"며 "수요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출시 1주일 만에 87만8053명의 고객이 이용했다.



토스뱅크통장에 대한 반응도 출시 초기와는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토스뱅크가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을 내놨을 때 은행들은 대체로 "단기 마케팅"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토스뱅크는 '연 2% 금리'라는 큰 틀은 유지해 5개월 만에 17조원의 시중자금을 끌어들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 올해 초 5대 은행 예·적금이 거의 늘지 않았는데 토스뱅크통장 영향이라는 분석이 있었다"고 말했다.

'직접 경쟁자'로 분류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즉각적으로 대응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2월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다. 파킹통장은 목돈을 잠시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통장으로, 수시입출금 통장처럼 추가 이체와 중도 인출이 자유롭다.



반면 토스뱅크의 전략이 오래 갈 수 없다는 지적도 여전히 많다. "고객에게 좋은 것을 왜 은행이 안 하겠느냐"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의 말처럼 지속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다. 일 복리 상품은 수신 잔액이 늘수록 은행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수시입출금 통장만 판매하고 있는데, 수시입출금 통장 자체가 유동성 관리가 어려워서 건전성 지표가 망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역시 토스뱅크통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이미 한 차례 1억원 초과 예치금에 대해선 0.1% 금리만 주겠다고 했다"며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다고 양해를 구했는데, 지속성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자받기 서비스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은행권은 토스뱅크의 대출 전략에 관심을 갖는다. 출혈을 감수하고 끌어모인 고객수와 자금을 이용해 과연 얼마만큼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물음표다. "대출 상품·서비스의 구조는 은행끼리 사실상 차이가 없는데 얼마나 혁신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중은행 관계자의 말처럼 대출에서 혁신하지 못하면 토스뱅크도 보통 '은행'일 뿐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