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2022 SK온 부스에 전시된 페라리 'SF90 스파이더'. 해당 차량에는 SK 배터리가 장착됐다 /사진=SK온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르쉐와 페라리는 신형 전기차 모델에 각각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롤스로이스가 내년에 선보이는 첫번째 전기차 모델 '스펙터(Spectre)'에는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전기차를 선보인 주요 프리미엄 브랜드의 배터리 납품권을 국내 3사가 나란히 차지한 상황이다.
다른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들도 전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2024년까지 전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 차량을 출시한 뒤 단계적으로 순수전기차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2030년 완전탄소중립을 목표로 내건 벤틀리도 2025년부터 차례로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며,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30억달러(약 3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업계는 이들 브랜드들도 국내 3사 배터리를 선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정상급 엔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굉음을 내는 스포츠카와 초고급 프리미엄 세단에 주력해왔던 이들 브랜드들은 전기차 시장에서도 순간적인 높은 출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안정적인 양산능력을 갖춘 곳으로 LG·삼성·SK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첫손에 꼽힌다.
포르쉐·페라리 등이 LG·SK 배터리를 탑재하고, 롤스로이스가 신형 전기차에 삼성SDI 배터리를 채택한 배경도 출력과 관계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3사는 하이니켈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생산에 주력한다.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월등한 반응속도와 고출력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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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체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대형 SUV·픽업트럭 전기차 모델에도 주로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가 주로 사용된다"면서 "앞선 내연차 모델에서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힘이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FP를 탑재하는 브랜드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 역시 보급형 저가모델에 주로 LFP를 채택하는 것"이라면서 "일정수준 이상의 차량에는 주로 NCM·NCA 배터리가 여전히 각광받는 추세다"고 덧붙였다.
같은 이유로 전동화 계획을 밝힌 다른 브랜드들 역시 국내 배터리를 채택할 가능성 또한 높게 평가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람보르기니, 벤틀리(이상 폭스바겐그룹), 마세라티(스텔란티스) 등 모기업과 국내 배터리 기업과의 납품망이 이미 갖춰진 상태"라면서 "프리미엄 배터리 시장에서는 국내 3사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