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2039원, 경유를 1929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2000원을 돌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인해 급등한 국제유가가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밀어올렸다. 최근 배럴당 130달러(약 16만원)에 육박했던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국내 제품 가격에 반영될 때까지 2~3주 시간차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동안 국제유가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휘발유 가격이 제일 싼 날은 오늘"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운전자 사이에선 고유가에도 기름을 가득 넣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휘발유 가격 상승은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된 결과다. 산유국 협의체인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의 협의체)가 지난해부터 원유 증산에 소극적인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이달 초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다른 지역의 기름값까지 급등했다.
휘발유 가격도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국내 석유 제품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두바이유 현물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109.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를 발표한 이달 9일 배럴당 127.86달러까지 올랐던 두바이유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정유업계가 국내로 원유를 들여오고 석유 제품으로 정제해 팔기까지 2~3주 가량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국제유가 하락분이 휘발유 가격에 반영될 때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울러 국내 원유 도입 가격에 영향을 주는 원/달러 환율이 러시아 발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겹치며 1240원대까지 오른 점 역시 최근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