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90%'도 줄줄이…고전하는 美 상장 中주식들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2.03.1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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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 규제, 미국 증권거래위 '외국기업문책법' 등 원인

지난 1년간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 추이/사진=구글 파이낸스 캡처지난 1년간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 추이/사진=구글 파이낸스 캡처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주식이 급락하면서 1년여 동안 시가총액 약 1조달러(약 1230조원)가 공중으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업체 TAL에듀케이션이 97.2% 폭락하는 등 90% 넘게 급락한 종목도 30여개에 달했다.

지난 11일 뉴욕증시에 상장한 차량공유업체 디디 주가가 44% 폭락하는 등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로 구성된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가 10.2% 급락했다. 디디는 상장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홍콩증시 상장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힌 후 주가가 폭락했다.



10일에도 부동산중개업체 베이커가 23.9%, OTT업체 아이치이가 22% 급락하는 등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가 이틀 연속 큰 폭 하락하면서 지난 1년 동안 해당 지수는 3분의 1 토막이 났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해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된 272개 중국주식 중 90%에 달하는 244개 종목이 하락했으며 178개 종목의 하락폭이 50%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31개 종목의 하락폭은 90%를 초과했다. 특히 사교육 업체인 TAL에듀케이션은 중국 정부가 사교육을 금지하면서 90달러에 달했던 주가가 2달러로 약 97.2% 폭락했다.



'마이너스 90%'도 줄줄이…고전하는 美 상장 中주식들
최근 미국증시에 상장한 중국주식의 하락 원인으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외국기업문책법'(HFCAA) 적용이 꼽힌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SEC는 '외국기업문책법'에 의거해, 중국 기업의 주식예탁증서(ADR) 5개 종목을 임시 상장폐지 리스트에 올렸다. 패스트푸드 업체인 얌차이나, 바이오기업인 베이진, 자이랩, 허치슨제약과 반도체업체인 ACM리서치가 대상이다.

외국기업문책법(HFCAA)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이 회계감사 조서 제출을 3년 연속 거부하면 상장폐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담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 소유·지배 여부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반면 중국 회계법인이 중국기업의 회계감사 조서를 미국 SEC에 제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데, 중국 정부는 승인을 해주지 않고 있는 상태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원회(CSRC)는 최근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와 대화 중이라고는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협상 진행 상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중국주식이 급락하면서 저가매수에 나서는 미국 투자자도 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투자자는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다. 찰리 멍거가 회장으로 있는 데일리 저널은 지난해 말 기준 알리바바 주식예탁증서를 60만주 보유하는 등 지난 3분기말 대비 보유 수량이 두 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도 알리바바 주식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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