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서방의 러시아산 수입 금지 및 규모 축소 발표에 국제유가는 또 치솟았다.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한으로 공급차질이 심화할 거란 불안감 때문이다. 러시아는 하루평균 450만 배럴의 원유와 250만 배럴의 원유 관련 상품을 수출하는 세계 2위 원유 수출국이다.
미 휘발유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전역의 보통 휘발유 평균가는 갤런당 4.173달러를 기록, 1년 전보다 50.4% 오른 동시에 2008년 7월의 이전 최고치(4.114달러)를 웃돌았다.
통제 불가능한 물가에…"유럽, 스태그플레이션보다 더 최악의 상황 올 수도"월가는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이 당분간 지속되고,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EU의 경제성장 둔화를 우려했다.
미국의 전체 원유 수입량 중 러시아산은 약 3%에 불과하다. 하지만 EU는 사정이 다르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EU 전체 가스와 화석연료 수입량 중 러시아산은 각각 41.1%, 46.7%로 거의 절반에 달한다. 특히 독일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유럽 국가 중 가장 많은 총 275억달러(약 33조9762억원) 규모의 러시아산 화석연료를 수입했다. 원유 수입 비중은 26.9%로 가스와 화석연료 보다는 적지만, 미국의 의존도보다 8배 이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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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캐롤라인 베인은 "러시아 에너지 무역의 붕괴는 유럽의 전력 공급망을 파괴하고, 인플레이션 추가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며 "높은 에너지 가격은 농산물, 산업금속의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60달러 오를 것이라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번째 경기침체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봤다.
투자은행 바클레이는 최악의 경우 브렌트유가 200달러 이상으로 뛸 것이라며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1.7%포인트(p) 낮은 2.4%로 조정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1.9%p 높인 5.6%로 제시하며 "유럽은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과 물가상승 동시 발생)보다 더 나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제재에 따른) 통제할 수 없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잠재적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