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ℓ당 2779원 등장…푸틴이 올린 내 기름값 어디까지 갈까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22.03.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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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기름값이 8일 기준 전국 평균 리터당 1853원, 서울은 1927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유가정보판. 2022.03.08.[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기름값이 8일 기준 전국 평균 리터당 1853원, 서울은 1927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유가정보판. 2022.03.08.


기름값이 끝도 없이 오른다. 3월 첫째주까지 7주 연속 오름세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언급하면서 휘발윳값 2000원 시대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예측이 나온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울 평균 휘발윳값은 리터당 1927.46원이다. 전날 대비 28.20원 오른 수준이다. 전국 평균은 1853.73원이었다.



국내 휘발윳값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상승세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유류세를 20% 인하했지만 이미 그 효과는 사라진지 오래다. 전국에서 휘발윳값이 가장 비싼 주유소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남주유소로 리터당 2779원이었다.

국내 휘발윳값의 기준이 되는 국제유가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겹쳐 배럴당 120달러대를 기록했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가격은 전날 기준 배럴당 125.2달러로 하루새 16.35달러나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직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2%(3.72달러) 오른 119.4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130.5달러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가 다소 내려간 모양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역시 전날 밤 배럴당 최고 139.13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현재 4.1%(4.87달러) 상승한 122.98달러에 거래된다.

美,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카드…평균 휘발윳값 2000원대 코앞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 회의실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그 주변 인물에게 가혹한 경제 제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2.03.04.[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 회의실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그 주변 인물에게 가혹한 경제 제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2.03.04.
문제는 유럽의 반대에도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세계 주요 원유 수출국 중 하나로 하루 약 700만 배럴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한다.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르면 이날 러시아산 에너지의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와 일반 무역 관계를 중지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세금·무역 관련 상·하원 의원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럽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미국 방송사 CNN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으로 러시아의 원유 수출 금지를 검토 중"이라며 "현재 유럽 동맹과 러시아 원유 수출 금지 방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역시 러시아를 국제 경제에 고립시키기 위해 원유 수입 금지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스크바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국제 여성의 날을 앞두고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항공사 여성 승무원들과 꽃다발을 들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모스크바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국제 여성의 날을 앞두고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항공사 여성 승무원들과 꽃다발을 들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미국이 금수 조치를 시행하면 국제유가는 200달러대를 돌파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까지 나온다. 시세를 반영하면 국내 휘발윳값은 리터당 3000원선도 가능해진다.

전국 평균 휘발윳값 2000원대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기름값은 국제유가 시세가 덜 반영된 수치라는 설명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이유로 시세가 급등했다"며 "현 국제 유가 시세대로라면 평균 휘발윳값은 2000원대 중반선까지는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7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지만, 이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 만약 최대치인 30%까지 인하폭을 확대하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305원 내려간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원리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건 막을 수 없다"면서도 "유류세 인하를 통해 그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사실상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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