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폭등한 니켈 때문에...투자금 '전액손실 위험' 니켈 곱버스 ETN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홍순빈 기자 2022.03.0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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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폭등한 니켈 때문에...투자금 '전액손실 위험' 니켈 곱버스 ETN


러시아의 우크라 전쟁으로 니켈 가격이 폭등하면서 주식시장에서 니켈 가격에 거꾸로 베팅하는 2배 인버스 ETN(상장지수증권)이 거래 정지됐다. 이 상품은 지표가치가 0으로 수렴하면서 투자금 전액 손실 위험이 커졌다.

8일 한국거래소는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이 기초지수 종가가 0이 된 사실이 확인돼 투자자보호 및 시장관리를 위해 거래를 정지한다고 밝혔다. 전일 종가 기준 이 상품의 시가총액은 17억원이다.



거래소 측은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의 기초자산이 50% 이상 상승하면서 2X 인버스인 이 상품의 기초지수 종가가 0이 되었으며, 이에 따라 지표가치가 0으로 수렴하게 된다며 투자유의를 당부했다. 지표가치가 0으로 수렴하게 되면 이후 기초자산의 변동과 무관하게 지표가치는 0이 된다고 거래소 측은 밝혔다.

예를 들어 니켈가격이 100원에서 50%를 폭등하면 니켈 레버리지 ETN의 가격은 220원이 된다. 반면 니켈 인버스 ETN은 50원이 되고 2X니켈 인버스 ETN은 0원이 돼 버리는 것이다. 지표가치가 0이 됐다는 것은 더 이상 증권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ETN은 추종하는 기초자산의 수익률을 ETN가격에 그대로 반영하도록 설계됐는데 기준가인 지표가격이 0원을 찍을 경우 추후 니켈 가격이 내리더라도 원금이 전액 손실될 가능성이 높다.



거래소 조치에 따라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은 이날부터 거래 정지됐다. 아울러 한국거래소 측은 매매거래정지 사유가 해소됐다고 인정되는 날까지 거래정지한다고 밝혔다.

기초자산과의 지나친 괴리율 확대로 이 상품이 거래정지됐지만 그 자체로 상장폐지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소 규정상 일시적인 괴리율 확대만으로 ETN 종목의 상장폐지가 되지는 않아서다. 다만 기초자산의 가격 또는 지수를 산출하지 못할 경우는 상장폐지가 가능하다.

지난 2020년에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원유선물 ETN에 투자가 몰렸는데 당시 원유선물 레버리지 ETN의 괴리율이 1000% 가까이 치솟으면서 원유 관련 ETN 종목 다수가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다만 당시 논란이 됐던 원유선물 레버리지 ETN들은 기초자산 가격이 0원을 기록하지는 않았고, 해당 종목들은 아직 거래되고 있다.


거래소관계자는 "매매정지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며 S&P 지수 사업자의 조치 등을 확인한 뒤 향후 처리 방향에 대해 조만간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ETN은 주식, 채권, 원자재 등 기초자산의 수익률과 연동되도록 증권사가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의 일종이다. 일반 투자자에게 익숙한 ETF(상장지수펀드)와 같이 주식시장에 상장돼 개별종목처럼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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