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미원 엠테라파마 대표/사진제공=엠테라파마
이 회사가 천연물 신약에 주력한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케미컬·바이오 의약품과는 다른 특성 때문이다. 천연물 신약은 다중 타깃이 가능하다. 통상의 의약품이 단일 타깃인 만큼 '증상 완화'에 초점이 있다면, 천연물 의약품으로는 다양한 병인을 동시에 잡을 수 있어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손 대표는 "만성 난치성 질환은 병리가 복잡해 근본적 치료를 요하는 천연물 의약품이 제격"이라며 "천연물 의약품은 성분이 많아 다양한 작용기전을 내는 데 부작용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가 갖춘 플랫폼 '싸이엠토믹스'는 AI(인공지능) 기반의 코다(CODA, 임상유전체생명정보시스템)와 다중 오믹스 기술을 융합한 것"이라며 "임상적 증거를 종합(Totality of Evidence)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선진국 시장이 요하는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마스터플랜을 짰다"며 "기초 연구에 매진하는 정부출연기관이나 교원창업의 바이오 벤처와는 다른 엠테라파마의 현실적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또 "천문학적 자본으로 무장한 글로벌 제약사의 연구를 뒤쫓는 데 급급하지 않고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택한 것"이라며 "천연물 신약은 기존의 사용례를 통해 안정성이 입증돼 케미컬 및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국내 1호 천연물 신약 개발에 관여한 인물이다. 위염치료제 스티렌의 약리연구를 맡았다. 동아제약(동아ST)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낸 성과다. 동사 연구소장 및 연구기획관리실장을 역임하고 지식경제부 천연물신약사업단장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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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물 신약을 개발하는 일은 '직접 다리를 놓아 길을 건너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어요. 바이오의약품의 관점에서 보면 때때로 편견에 시달리기도 하니까요. 도전적 의문 앞에서 길을 직접 설명해야 하는 입장이 외로울 때가 있지만, 그만큼 재미있고 값진 일입니다. 조물주의 신비로 느껴지는 천연 자원을 생명과학으로 살려 인류를 이롭게 할 수 있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