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광주 북구청 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헌혈 행사에서 북구청 직원들이 헌혈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뉴스1
6일 헌혈 참여 플랫폼 '피플'이 개설한 카카오톡 대화방엔 끊임없이 헌혈자를 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질병과 싸우면서 헌혈이 필요한 가족이나 지인들을 위해 지정헌혈을 부탁하는 사연이 담겼다. 대화방에 참여한 이들은 낯 모르는 이를 위해 기꺼이 팔을 걷어붙이겠다고 나섰다.
오미크론 대유행에 '뚝' 떨어진 헌혈 참여…피 나누는 '붉은 천사들'코로나19(COVID-19) 오미크론 대유행이 찾아오자 헌혈 참여는 급감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의 혈액 보유량은 2만1379유닛(1유닛은 250㎖)으로 4.3일분이다. 적정 혈액 보유량인 '일평균 5일분 이상'을 밑도는 양이다. 특히 농축혈소판의 경우에는 7943유닛으로 1.8일분에 그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충북 음성군에 사는 B씨(31)는 "이달 초에 재왕절개 수술 때문에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게 처음으로 지정헌혈을 했다"며 "저도 재왕절개 출산을 했는데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에게 헌혈을 해서 뿌듯한 경험"이라고 했다. 또 "내 피가 나에게 있을 때보다 수혈자에게 있을 때 더 가치있다고 생각해 50회 가까이 헌혈을 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C씨(19)는 "지난해 여름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으시는 분에게 두 달에 걸쳐 헌혈을 해드린 적이 있는데 퇴원을 하시면서 감사 인사를 받았다"며 "지금까지 일반 헌혈을 10회, 지정헌혈을 24회 가량 했는데 지정헌혈을 했을 때는 직접적인 연락이 오고가는 경우가 있다보니 감사를 받고 큰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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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누구나 수혈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달라고 했다. 헌혈을 49회 했다는 A씨(31)는 "누구라도 위급한 상황에서 타인의 도움을 바라게 될 수 있다"며 "나중에 내가 처할 수도 있는 상황을 먼저 겪는 분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범준 피플 대표(23)가 헌혈을 요청하는 환자 측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사진제공=피플
올해로 4년차를 맞은 피플은 김 대표를 비롯해 서울과기대 박진서씨(25), 세종대 김현욱씨(24), 평택대 고지훈씨(25)가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고 동덕여대 홍승희씨(24)가 디자인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수익이 나지 않는 서비스라 팀원 모두가 교통비도 받지 않고 공모전 등을 통해 운영비를 충당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저희 모두 경제적인 이윤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함께 하고 있다"며 "헌혈 문제를 시작으로 우리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희망이 되는 서비스로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 어려운 사람들이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민간 사회안전망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