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전장사업, 적자역사 끝낸다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2.03.0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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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자료는 키움증권 보고서 참고.그래픽자료는 키움증권 보고서 참고.


"당초 예상 대비 전장(자동차 전자부품)사업 흑자전환이 지연된 사유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의한 완성차 생산 감소, 반도체 관련 구매비용 상승, 수급불안에 따른 운용비용 증가 때문입니다." (LG전자 2021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LG전자 (92,900원 ▲100 +0.11%) 전장사업 흑자전환의 발목을 잡았던 차량용 반도체 공급 대란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늦어도 올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주잔고가 넉넉한 상황이기 때문에 자동차 생산만 정상화한다면 실적 개선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1년 말부터 이어져온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지난달 들어 조금씩 완화하는 모양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한국지엠(GM)·쌍용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총 판매량은 56만7211대로, 지난해 같은달(54만6046대)와 비교해 3.87% 늘어난 규모다. 전년 동월 대비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7개월 만이다.

LG전자 전장사업을 총괄하는 VS사업본부 내부에서는 흑자전환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VS사업본부는 생산능력 확대와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2016년 1분기부터 지난해까지 24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연초부터 시장에서 흑자전환 전망이 잇따라 나왔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제동이 걸렸다.



LG전자 전장사업, 적자역사 끝낸다
시장에서는 VS사업본부가 늦어도 올해 3분기 내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인사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완화된다면 양호한 수익성의 수주 물량이 온전히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지난해 적잖은 영업손실의 원인이었던 배터리모듈 충당금의 영향이 올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VS사업본부의 수주잔고는 60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신규 수주 규모는 20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매출 역시 큰 폭 상승이 기대된다. 특히 올해 3분기 처음으로 2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VS사업본부가 올해 3분기 2조469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9% 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 외에 KB증권이 2조, DB금융투자가 2조840억원을 각각 예상했다.

VS사업본부의 뚜렷한 개선세는 성장성이 높은 시장을 내다보고 발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장을 보이는 분야는 운전자 정보 제공과 예방차원의 안전이다. VS사업본부가 주력하고 있는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통신장비)와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인포테인먼트, AVN(오디오·비디오·네비게이션) 등이 이에 속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자동차부품 사업의 제칠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인포테인먼트는 전세계 대부분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공급하고 있고 텔레매틱스는 글로벌 점유율 1위, AVN은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감한 투자와 협력도 뒷받침 됐다. 2018년 오스트리아 기업 ZKW를 인수해 차량용 램프 사업을 일원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세계 3위 자동차부품 업체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 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업계 한 인사는 "시장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VS사업본부가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결단"이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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