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오겜' 한류는 돈이된다...중국이 韓문화 탐내는 이유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2.02.1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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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등 디지털 기반 K콘텐츠 글로벌 확산하며 한류 소프트파워 입증

'BTS·오겜' 한류는 돈이된다...중국이 韓문화 탐내는 이유


코로나19(COVID-19)로 전 세계가 단절된 와중에도 한류 콘텐츠가 온택트(Ontact·온라인 대면)로 국경을 뚫고 문화시장을 장악했다. 해외 각지에서 한국산 'K-' 콘텐츠가 일상생활에 스며들면서 경제적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한한령(限韓令·한국 문화콘텐츠 소비 금지령)'이 여전한 중국에서도 한국문화 체험을 위해 K드라마 시청에 열을 올리고 있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은 전 세계 18개국에서 85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해외 한국 문화콘텐츠 경험 및 선호 여부를 조사한 '해외한류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한류 문화콘텐츠 10개 분야(드라마·영화·예능·게임·웹툰·음악·애니메이션·뷰티·출판물·패션·음식)의 글로벌 소비실태를 분석하는 조사로 201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한류 글로벌 '엄지족' 홀렸다
/사진제공=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사진제공=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문화콘텐츠의 소비량이 모든 장르에서 증가했다. 특히 드라마(53.5%)와 영화(51.8%), 웹툰(48.5%) 등 디지털 기반 영상 콘텐츠에서 '코로나 이전보다 한류 콘텐츠 소비가 증가했다'는 응답이 높았다. 팬데믹 사태로 온라인 소비가 보편화되는 과정에서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한국 문화콘텐츠의 소비가 증가했다.

한류 확산 일등공신은 BTS와 오징어게임이다. 외국인 21.2%가 지난해 가장 선호한 한국 드라마로 오징어게임을 선택했다. 2위를 한 '사랑의 불시착(2.2%)'을 압도적으로 제쳤다. BTS는 최선호 가수 부문에서 26.7%로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아이유를 선택한 중국과 블랙핑크 인기가 높은 태국,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BTS를 '최애' 가수로 골랐다.



최경희 진흥원 조사연구팀장은 "오징어게임과 BTS 신드롬으로 코로나 장기화 속에서도 우리 문화콘텐츠에 대한 해외관심이 증가했다"며 "온라인 소비 보편화 영향이 컸지만 기본적으로 콘텐츠 자체 경쟁력이 수반되지 않았다면 만들어낼 수 없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오겜 몰래 보는 대륙.."한국문화 좋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사진제공=넷플릭스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사진제공=넷플릭스
K콘텐츠 세계화는 한류 인기지역인 일본과 동남아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김치부터 태권도, 한복 등에 대한 '문화침탈'을 한다는 논란으로 으르렁대는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사에 응한 중국인 절반(44.5%) 가량이 '1년 전보다 한국 문화콘텐츠 관심이 늘었다'고 답했고, 이와 관련한 소비지출도 44.5%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특히 드라마의 경우 중국인들은 '한국 문화 간접 경험'을 인기요인으로 꼽았다. 일본과 미국, 프랑스 등 대다수 지역에서 인기요인으로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작품성을 고른 것과 차이가 있다. 웹툰으로 대표되는 출판물에 있어서도 중국은 일본과 유이하게 '한국 문화의 독특함'을 인기요인으로 답했다. 중국 내에서 한국 소프트파워(문화·예술 영향력)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은 한한령과 문화 쇄국으로 수 년째 한국 콘텐츠를 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K콘텐츠가 활발하게 퍼지고 있다. 오징어게임과 '지옥'의 경우에도 넷플릭스에 우회접속하거나 불법 다운로드를 받는 방식으로 상당수가 시청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분위기에 지난해 말 영화 '오!문희'가 한국 영화로는 6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한류가 돈 된다.."다양성 키워야"
/사진제공=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사진제공=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한류의 경제적 효과도 눈 여겨 볼 점이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한국 문화콘텐츠 경험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의 경우 월 평균 지출액이 2018년 4.9달러에서 지난해 10.8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고, 한국음식(24.7달러)과 게임(16.7달러)에 쓴 금액도 전년 대비 5~6달러 많아지는 등 전체적인 지출이 늘었다. 한류가 경제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한류 인기가 한국산 제품·서비스 신뢰로 이어져 연관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 K팝의 경우 코로나로 해외공연이 둔화됐지만, 음반 판매가 급증하며 상당한 성과를 냈다. K커머스 플랫폼 케이타운포유(KTOWN4U)에서만 지난해 1026만장의 K팝 앨범이 해외로 출하돼 2146억원의 매출액을 냈다. 최원준 케이타운포유 대표는 "음반은 제작·유통 전 과정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수출상품"이라며 "한류가 확산하며 아프리카 잠비아와 말라위 같은 나라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지나친 상업성이나 자막·번역 문제 등 한류 콘텐츠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점차 들리고 있어서다. 진흥원 관계자는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한류 문화콘텐츠의 생산과 유통, 소비를 어떤 방식으로 구축할지 생각해야 한다"며 "전반적인 한류 상승세 속 감춰진 한계점을 분석해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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