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확 줄인 두산重, 8년만에 당기순이익 흑전…"올해 더 좋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2.02.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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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성산구 두산중공업 본사/뉴스1  창원 성산구 두산중공업 본사/뉴스1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와 실적이 대폭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한 데다 당기순이익도 8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부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비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전 세계적으로 SMR(소형모듈원전) 등 원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두산중공업 (17,710원 ▼90 -0.51%)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8908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1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2.54% 증가한 11조807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645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의 해외 자회사를 포함한 관리 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5.85% 증가한 5조600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2622억원, 당기순이익은 287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외 대형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의 공정 초과 달성으로 매출이 증가했다"며 "두산밥캣 등 자회사 호실적과 전년도 재무개선 활동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두산중공업 관리 기준 수주는 2020년보다 33% 증가한 7조3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도 전년보다 12.5% 증가한 15조5289억원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7800억원 규모의 사우디 얀부4 해수담수화 사업, 6100억원 규모의 당진 LNG(액화천연가스) 저장탱크 등 굵직한 서비스·기자재 사업을 수주했다.

부채 규모도 대폭 줄었다.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말보다 90.5%p(포인트) 감소한 169.3%을 기록했다. 두산중공업 관리 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말보다 68%포인트 감소한 171.6%다. 이달 유상증자 등 추가 재무구조 개선활동을 반영하면 관리 기준 부채비율이 135.6%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순차입금은 2020년 약 4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말 3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현재 진행 중인 유상증자가 마무리되고 자금이 유입되면 순부채 규모는 2조원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사업 실적 개선 전망도 나온다. 석탄화력발전 중심이던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천연가스, 풍력, 수소, SMR(소형모듈원전) 등 신사업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한 준비를 갖췄다.

특히 유럽연합(EU)이 그린 택소노미(녹색산업체계) 초안에 원자력발전을 포함시키면서 원전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쉬워지고 침체됐던 원자력 산업도 활기를 띄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원전 정책에도 파장이 생길 수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한국형 녹색산업체계인 K-택소노미 가이드라인엔 원자력이 제외됐지만 정부는 EU의 최종안에 따라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두산중공업이 SMR 관련 지분을 투자한 미국 뉴스케일파워도 올해 3월 중 상장한다. 뉴스케일파워는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으로 대규모 SMR 프로젝트를 실시하는데 두산중공업은 이 프로젝트에 기자재 우선 공급권을 보유한 상태다. 설계·엔지니어링, 조립·생산도 두산중공업이 맡는다.

EU의 그린 택소노미와 K-택소노미에 천연가스 발전이 포함되면서 가스터빈 사업도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환경부는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를 2030~2035년까지 한시적으로 K-택소노미에 넣었다. 녹색금융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수소·암모니아 혼소발전 전환 등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수소가스터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수소 혼소 연소기와 수소 전소 연소기를 개발하고 있다.

풍력발전 관련 발주도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주요 발전사가 공급해야 할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 비율은 지난해 9%에서 올해 12.5%로 3.5%포인트 상향됐다. 특히 한국에너지공단은 최근 해상풍력 개발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들의 국산화 비중이 50%를 넘을 경우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에 가중치를 부여받을 수 있게 했다. 국산 풍력발전 기자재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에 호재가 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관리 기준 매출 목표가 7조3000억원, 영업이익 목표는 2849억원이라고 밝혔다. 수주 목표는 8조9000억원이다. 이 중 우선협상대상자 등 수주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는 4조5000억원 규모다. 두산중공업은 이날 1조원 규모의 사우디 주단조 공장 EPC(설계·조달·시공)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괌 복합화력, 한림해상풍력 등도 수주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인 기자재, 서비스 수주에서도 약 3조원의 수주가 기대된다.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약 8000억원, 복합발전에서 약 3000억원, SMR에서 약 2000억원을 수주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가스터빈, 수소, 신재생, SMR 등 중장기 성장사업의 수주를 연평균 5조3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실행 중"이라며 "차세대 원전 분야는 시장 확대에 따른 추가 수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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