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키트 국내 최대 유통업체 회장 "품절 대란, 다음주면 풀린다"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2.02.1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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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부터 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해 전환된 진단검사 체계와 늘어난 수요에 자가검사키트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 자가검사키트 매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지난 3일부터 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해 전환된 진단검사 체계와 늘어난 수요에 자가검사키트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 자가검사키트 매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자가검사키트 유통 업체들이 "다음주쯤이면 약국 등에서 품절 대란이 풀릴 것"으로 예측한다. 일주일 이상 이어진 품절은 정부가 선별진료소나 병·의원 공급 물량을 먼저 확보하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린 데다가 수요 급증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본다. 약국이나 편의점에 유통되는 키트는 제조사에서 2개씩 소분 포장하는데 이 과정이 수작업이라 일부 더뎌지고 있다.

10일 조선혜 지오영 회장은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다음 주부터는 공급에 여유가 생겨 자가검사키트 대란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전까지 품절이었던 건 정부에서 선별진료소 물량을 우선 확보한 데다가 수요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1년 반 전 유통 계약을 체결한 후로 판매가 안 되다가 최근 들어 신속항원검사를 확대하면서 수요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지난주(1월28일~2월2일) 약국과 온라인 쇼핑몰 등 민간 분야로 출고된 물량은 일 평균 102만명분이다. 엿새 동안 614만명분을 공급했다. 한 주 동안 생산된 자가검사키트가 총 2186만명분인 것을 감안하면 약국이나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가는 물량은 전체 생산량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정부가 보건소, 선별진료소, 신속항원검사를 하는 병·의원에 들어갈 물량을 우선 확보했기 때문이다.

현재 식약처 승인을 받은 후 시중에 판매중인 자가검사키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 (10,720원 ▼150 -1.38%), 휴마시스 (1,900원 ▼115 -5.71%), 래피젠, 젠바디, 수젠텍 (5,640원 ▼40 -0.70%) 등 5개 회사 제품이다.



이 업체들은 제약사, 의약품 유통업체 등 영업망을 갖춘 회사를 통해 약국에 판매한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키트는 지오영과 한미약품 (324,500원 ▲2,500 +0.78%)이 약국에 공급한다. 휴마시스는 동원약품을 통해 약국에 유통한다. 래피젠의 키트는 경남제약 (1,420원 ▲189 +15.35%)이 약국에 공급하고 일동제약 (15,200원 ▼110 -0.72%)이 병·의원 유통을 담당한다. 지난 4일 허가를 받은 젠바디와 수젠텍은 협력 업체를 검토중이다.

조 회장은 "생산 가능한 업체가 늘어나면서 공급 부담이 덜어지고 전국 선별진료소 등에도 공급이 이뤄진 만큼 공적 물량과 조절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자가검사키트를 유통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선별진료소 등에 공급하는 공적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제조사가 확보하면 먼저 정부가 가져간다"며 "소비자 수요가 대폭 늘어난 상황에서 공적 물량 확보 이후에 공급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유통과 별개로 자가검사키트 생산 업체들은 '소분 판매'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체들은 대부분 20~25개씩 포장해 판매한다. 정부가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물량도 대부분 이 같은 대용량 제품이다. 약국 등에 판매하는 키트는 한 상자에 2개씩 소분해야 한다. 약국에서 대용량 제품을 뜯어 낱개로 판매하는 것이 금지돼 제조 업체에서 소분 포장을 해야하는데 이 작업이 전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생산 시간이 길어지고 인력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 자가검사키트 제조 업체는 "소분 포장이 자동화가 안 되는 과정이라 생산 인력들이 야간, 주말 없이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의 어려움을 반영해 식약처는 판매 방안을 일부 변경할 계획이다. 지난 9일 식약처는 진단업계, 대한약사회 등과 회의를 갖고 대용량 자가검사키트 제품을 약국 내에서 소분 판매하는 방안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마스크 대란 때도 약국에서 대용량 마스크를 소분 판매했던 바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식약처가 약국 내 자가검사키트의 소분 판매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매뉴얼을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가검사키트 온라인 판매 금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전에 3000~4000원이었던 자가검사 키트 가격을 3배 이상 올려 판매한 사례가 잇따라 드러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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