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리스 그룹, 영국과 캐나다에 ㈜도시유전 R.G.O 설비 도입

머니투데이 신재은 에디터 2022.02.0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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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유전 3-2, 최종회

신기술 인증 받고 해외 진출로 사업화 시동
미켈란젤로는 "대리석에 사람이 갇혀 있으니 빨리 꺼내야 한다"며 항상 조바심을 내던 조각가였다. 사람 몸의 아름다움을 최고의 수준으로 표현해 낸 걸작 <다비드>는 대리석에 갇혀있던 다비드를 미켈란젤로가 세상 밖으로 꺼낸 것이다.

버려진 플라스틱 더미를 보며 그 속에 갇혀있는 석유를 꺼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십 수 년을 노심초사하며 기술개발에 매진해온 ㈜도시유전의 정영훈이 '사업화'라는 마지막 조각을 이어 붙이며 세계를 향해 비상을 시작했다. 미켈란젤로가 대리석에서 <다비드>를 꺼냈듯이, 정영훈은 어떠한 환경적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고도 고품질의 정제유를 폐플라스틱으로부터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가 ㈜도시유전의 환원기술을 <신기술>로 인증한 것은 이러한 완벽성을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인증서는 열분해 방식이 아닌 비연소방식의 분해기술임을 명시하고 있다/사진제공=㈜도시유전인증서는 열분해 방식이 아닌 비연소방식의 분해기술임을 명시하고 있다/사진제공=㈜도시유전


산업통상자원부의 신기술 인증 제도는 국내 기업 및 연구기관, 대학 등에서 개발한 신기술을 발굴하여 그 우수성을 인증해 줌으로써 개발된 신기술의 상용화와 기술거래를 촉진하고 그 기술을 이용한 제품의 신뢰성을 제고시켜 구매력 창출을 통한 초기시장 진출기반을 조성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한국산업계의 노벨상과 같은 권위를 갖는다.

패리스(Richard Parris) 회장 9일 방한, 영국 노스햄튼과 캐나다 서스캐처원에 설치키로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 화학부 출신 애던 폭스(Athan Fox)박사는 2019년 9월 24일에 열린 '유럽연합 게이트웨이(EU gateway)' 행사에서 도시유전의 발표를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화학자이다. 이후 폭스 박사는 도시유전의 기술을 가장 잘 알고 이해하는 인물이 되었고, 캠브리지 대학 멜빌 연구소에 도시유전만을 위한 별도의 연구소를 설립시킨 장본인이다.



폭스박사는 도시유전의 기술이 더 이상 실증이 아닌 사업화를 추진할 단계라고 판단하여 영국 패리스 그룹 리처드 패리스 회장과 함께 2022년 2월 9일 방한하여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부지 내의 도시유전 플랜트 설비를 방문한다.

리처드 패리스는 패리스 그룹의 회장이자 런던증권거래소 에임(AIM)마켓 상장사 세이비엔(Sabien)사의 회장이다. 도시유전과 세이비엔은 영국지역 독점영업권,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 폭스 박사와 패리스 회장의 한국 방문은 영국에 도시유전의 설비를 도입하고, 기술이전에 대한 협의를 보다 구체적으로, 속도를 내서 진행하기 위함이다.

세이비엔사는 도시유전의 기계설비를 도입하기 위하여 영국 노스햄튼(Northhampton)과 캐나다 서스캐처원(Saskatchewan)에 부지를 확보한 상태이다. 확보된 부지에 도시유전 설비 첫 발주 이후 이를 기반으로 영국 및 유럽 전체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영국은 원자력 발전 비중이 높고(36%),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속도가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뒤처져 있어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패리스 회장의 이번 방한은 도시유전의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기술이 영국과 유럽 등 환경기술선진국도 보유하지 못한 기술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 내 멜빌 연구소에 설치된 도시유전의 3kg급 R.G.O설비/사진제공=㈜도시유전영국 캠브리지 대학 내 멜빌 연구소에 설치된 도시유전의 3kg급 R.G.O설비/사진제공=㈜도시유전
문제는 비명을 지르지만 해법은 속삭인다
우리의 미래는 에덴동산이나 유토피아보다는 아마게돈이나 디스토피아에 가깝다. 지구 차원을 떠나, 당장 우리는 주어진 시간 안에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만 한다. 위기는 코앞에 닥쳐왔지만 뾰족한 방안이 없는 이 때, 절대시간을 늘려주고, 연착륙을 가능하게 해줄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문제는 비명을 지르지만 해법은 속삭인다'라는 말은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 제기에서 그치기 때문에 문제가 계속 문제로 남아있고 그래서 오히려 문제의 해결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기후변화라는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없다. 더 작게 쪼개고, 더 가볍게 시작해야 한다.

모호한 해법으로는 기후위기에 대비하는 산업전반에 걸친 전환의 리스크를 극복할 수 없다. 더 구체적이고 손에 잡히고, 더 실천적인 노하우를 담고 있어야 한다. 해법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해법을 찾아야 한다. 시도해 볼만한 몇 안 되는 해법 중 하나가 이미 우리 곁에 있다.

절망적인 상황을 바꾸려하는 누군가를, 혹은 기업을 소개할 수는 있다. 다만 사람과 기업이 아니라 그 사람이나 기업이 만든 변화에 집중하고 이런 변화에 필요한 기회비용을 함께 말해야 한다. 머니투데이가 지난해부터 ㈜도시유전의 폐플라스틱 환원기술을 4회에 걸쳐 상세히 소개한 까닭이다.

도시유전 기사 목록
1편 : 석유에서 나온 것을 다시 석유로… ㈜도시유전
2-1편 : ㈜도시유전, 유니콘 뿔을 찾아내다
2-2편 : ㈜도시유전, 유니콘 뿔을 찾아내다
3-1편 : ㈜도시유전 '환유 기술', 탄소중립 초기값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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