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RE100' 불가능"…KAIST 교수, 쓴소리 하며 강조한 '이것'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2.02.08 05:56
글자크기

원자력 포함, CF100(탄소중립 100%) 강조
"RE100은 유럽 캠페인, 우리 실정에 맞아야"
"원자력 기술 없는 나라가 탈원전 하는 것"

정용훈 카이스트(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 사진제공=KAIST정용훈 카이스트(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 사진제공=KAIST


최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둘러싼 논란이 빚어진 가운데, 우리 현실에서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용이 탄소중립 목적 달성인 만큼, 이를 실현하려면 원자력 발전을 포함한 한국형 CF100(탄소중립 100%)으로 개념을 조정해야 한다는 반론이다.

정용훈 카이스트(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7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한국에서 재생에너지만 100% 사용하겠다는 목표는 실질적으로 부담이 크고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원자력을 포함한 CF100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교수는 대선후보 토론과 관련 "RE100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것이므로 CF100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며 "유럽에서 정한 접근방법을 바꿔야 우리나라가 환경과 경제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RE100은 2050년까지 사용 전력 100%를 태양광·풍력·수력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다국적 기업 연합체의 캠페인이다.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클라이밋그룹이 2014년 시작했고, 전력을 연간 100GWh 이상 사용하는 기업이 대상이다.



정 교수는 "원자력을 안 하던 나라, 새로 시작할 능력이 없는 나라가 원자력을 안 하는 것"이라면서 "무(無)탄소로 가려면 원자력 없이 어렵기 때문에 미국과 프랑스 등은 원자력을 포함한 탄소중립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국이 해외에서 정한 개념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말고, 원자력이란 과학기술이 있는 만큼 CF100이란 개념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하자는 의미다.

"태양광·풍력 간헐성...전기 요금 '널뛰기' 초래"

정 교수는 한국 현실에선 태양광과 풍력의 간헐성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상 조건에 따른 발전량 변동, 즉 간헐성이 있어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이 필요한데, 이 기술이 향후에도 무르익기 어렵다며 재차 '원자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간헐성은 전력공급 불안정성과 요금 널뛰기 문제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면서 "재생에너지 간헐성 보조에 투입되는 발전기를 유지 운영하고 에너지를 저장하는 비용 등이 더해져 종국에는 전기요금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2050년 우리나라 1일치 전력 저장에 1000조원 규모 배터리가 동원돼야 하는데 경제성을 가질 방법이 없다"며 "태양광 점유율이 늘어날수록 태양광 도매가격(시장이 평가하는 태양광 전력 가치)은 내려가지만, 전력공급 비용과 소비자가 떠안을 요금은 증가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원자력은 풍력과 같은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태양광 이산화탄소 배출의 4분의1에 불과하다"며 "우리의 경제·에너지·환경 전략은 원자력을 포함한 무탄소 100%로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최근 유럽연합(EU) 택소노미에 원전이 포함됐다. 단 사용후핵연료 발생을 최소화하고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등 첨단기술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이 때문에 국내 환경단체들은 이미 사용후핵연료 처분 공간이 국내에서 포화했기 때문에 탈원전을 통한 재생에너지 100%로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택소노미
'분류하다'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Tassein과 '규칙'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Nomos가 합쳐진 Taxonomy라는 말이다. 분류체계란 의미다. 유럽연합(EU)이 Taxonomy를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이 무엇인지 나누는 기준으로 활용하면서 그 의미는 그린 택소노미(Green Taxonomy), 녹색 분류체계가 됐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