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 대림성모병원 신경과 과장/사진=대림성모병원
치매는 단순히 환자 개인의 질병 문제가 아니다. 가족, 사회, 국가 전체가 막대한 부담과 손실을 감내해야만 한다. 평균 수명 80세를 훌쩍 넘기는 고령사회에서 치매는 암을 능가하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해낸다는 것이 특징이다. 치매는 힌트를 준다고 하더라도 기억을 해내지 못한다. 기억 등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단일한 질환이 아니라 여러 질병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증상을 보인다. 기억이나 언어, 주의력 등이 낮아지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미친다.
초기 증상은 최근에 있었던 일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사소한 것부터 점차 중요한 약속이나 가족 기념일 등 꼭 기억할 일들이 생각나지 않는다. 중기에는 공간지각능력도 함께 감퇴돼 익숙한 장소인데 길을 잃거나 돈 계산이 서툴러져 은행 일을 혼자 보지 못할 수 있다. 후기 단계로 가면 오래된 기억까지 점차 상실하게 돼 가까운 지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대소변을 못 가리고 운동 기능도 떨어진다.
반복되는 기억력 감퇴로 병원을 찾아야 할까 고민된다면 다음과 같은 증상을 확인해보기를 추천한다. △직업이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칠 정도의 기억력 상실 △언어 사용의 어려움 △시간과 장소를 혼동 △판단력이 저하되어 그릇된 판단을 자주 함 △익숙한 일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음 △돈 계산에 문제가 있음 △물건 간수를 잘 못함 △기분이나 행동에 변화 △성격의 변화 △자발성 감소 이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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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예방을 위한 수칙으로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하는 3권(勸), 3금(禁), 3행(行)이 있다. 먼저 3권(勸)으로는 △일주일에 3번 이상 걷는 운동 △생선과 채소 골고루 섭취하는 식사 △부지런히 읽고 쓰는 독서를 권한다. 3금(禁)으로는 △술은 한 번에 3잔 이상 마시지 않기 △금연 △머리 다치지 않기가 있다. 3행(行)은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3가지의 정기적인 체크 △가족, 친구와 자주 연락하고 소통할 것 △매년 보건소에서 치매 조기검진 챙기기다.
치매는 아직까지 완전히 이전 상태로 돌이키는 치료가 없고 악화를 지연시키는 것이 최선이다. 증상이 악화되기 이전에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 시작을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최선이다. 치매가 모두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니기 때문에 치료 가능한 치매인지를 확인 역시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기억력 장애가 있다면 병원 방문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기존 치매환자는 치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은 환경적 요인의 변화로 생활 반경이 좁아지게 돼 적은 활동량과 사회적 관계 감소가 치매에 영향을 끼쳤다. 치매 환자는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하며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늘리는 것이 좋다.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치매를 예방하고 조기 치료하여 건강한 노후를 보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