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벤처투자 '7조' 넘었다…ICT·바이오·유통 '삼대장'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2.01.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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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벤처투자 '7조' 넘었다…ICT·바이오·유통 '삼대장'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규모가 7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액이 7조원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투자 규모보다 3조원 이상 웃돌았다. 투자 건수, 건당 투자금액, 투자 유치기업 수 모두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국내 누적 벤처투자 규모가 7조6802억원로 2020년(4조3045억원)보다 78.4%(3조3757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기별로는 1~4분기 모두 전년 동분기 대비 투자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동분기 역대 최대실적으로 나타났다. 2분기는 1조9053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폭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다. 4분기에는 2조3649억원이 몰리면서 단일 분기 최대 투자기록을 썼다.



벤처투자 규모는 4년 만에 세 배 이상 커졌다. 2017년 2조3803억원에서 이듬해 3조원을 넘더니 2019년에는 4조원까지 불어났다. 2020년에는 코로나19(COVID-19) 여파에도 4조3045억원까지 규모를 확대했다.

100억원 이상 대형 투자 157개사…두나무·엔픽셀 1000억원 투자유치
누적 투자건수와 피투자기업 수도 최다였다. 각각 5559건, 2438개사로 집계돼 2017년 2417건, 1266개사보다 모두 두 배가량 늘었다. 건당 투자금액은 평균 13억8000만원, 기업당 투자금액은 평균 31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100억원 이상 대형 투자를 유치한 기업 수 역시 157개사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들 중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157개로 확인됐다. 2017년에는 29개사에 불과했으나, 이후 매년 늘어나 지난해에는 전년(75개사)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들 기업은 평균 194억7000만원씩 투자받았다. 해당 투자 유치액은 모두 3조 573억원이다. 300억원 이상 투자받은 기업은 19개사로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두나무, 엔픽셀 두 곳은 지난해 1000억원 이상 투자받았다.

ICT·바이오·유통 '삼대장' 투자 비중 72%
작년 벤처투자 '7조' 넘었다…ICT·바이오·유통 '삼대장'
국내 벤처투자 '삼대장' 분야는 여전히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바이오·의료, 유통·서비스 업종이 차지했다. '포스트 코로나' 주력 투자업종으로 부각되고 있는 이들 3개 업종의 누적 투자액은 5조5601억원으로 전체 벤처투자(7조6802억원) 규모의 약 72%를 차지했다. ICT서비스는 2조4283억원, 바이오·의료는 1조6770억원, 유통·서비스 1조4548억원이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비대면 분야 선호 추세도 계속졌다. 비대면 분야 기업 벤처투자는 전년(1조9982억원)보다 100.8%(2조137억원) 늘어난 4조119억원으로 집계됐다. 비대면 분야는 IC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 등을 활용해 제품·서비스의 전달을 비대면으로 전환한 분야다. 스마트헬스케어, 교육, 스마트사업(BIZ)&금융, 생활소비, 엔터, 물류·유통, 기반기술 등이다.


비대면 분야 투자가 절반 차지
비대면 분야 벤처투자 비중은 2019년부터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에는 전체 중 절반 이상(52.2%)을 차지했다. 피투자기업 수는 전년 1073개사에서 7.1%(76개사) 늘어난 1149개사로 확인됐다.

창업 3년 초과된 중기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중기업 투자 비중은 전년 대비 5.2%포인트 높아진 45.3%(3조4814억원)를 기록했다. 3년 이하 초기기업은 24.2%(1조8598억원), 7년 초과 후기기업은 30.5%(2조3390억원)로 나타났다.

투자 시점별로는 후속투자가 늘었다. 지난해 누적 후속투자 금액은 5조4646억원으로 전년(2조8584억원)보다 두 배가량 불어났다. 전체 투자금액 중 비중은 71.2%를 차지했다.

올해 2조원 이상 벤처펀드 조성 추진
작년 벤처투자 '7조' 넘었다…ICT·바이오·유통 '삼대장'
중기부는 올해 벤처투자 확대 추세를 지속할 수 있도록 펀드 조성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 출자를 통해 2조원 이상의 벤처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현재 모태펀드는 1차 정시 출자사업을 진행 중이다. 1차 출자 분야는 △스마트대한민국 △스케일업 △청년창업 △지역뉴딜 △소재·부품·장비 △글로벌 분야 등이다. 4300억원을 출자해 약 1조원 이상의 벤처펀드를 조성한다. 다음 달에는 1차 출자에 이어 6000억원 이상의 2차 정시 출자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2차 출자사업에는 중간회수시장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인수·합병(M&A)펀드, 엘피(LP)지분유동화펀드 등이 포함된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벤처투자가 지속 성장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벤처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로 국내 벤처투자는 아직도 부족한 편"이라며 "벤처투자가 다시 위축되지 않도록 2조원 이상의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제도적으로도 실리콘밸리식 복합금융과 복수의결권 도입 등 유니콘 기업의 탄생과 투자확대를 위한 제도도 반드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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