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장예찬 국민의힘 선대본부 청년본부장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장예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장은 지난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갖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청년 정책이 2030 세대 일부 남성에 치중돼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후보는 선대본 개편 후 청년에 더욱 집중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보장 등 공약을 내놨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표심을 되찾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일각에서 편향적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에서 권력셩 성범죄가 연달아 터지면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여성들이 돌아선 가운데 상대적으로 2030 남성에 대한 구애가 많아진 건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이대남들의 발언권을 줄일 게 아니라 여성 공약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변화와 쇄신’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선대본 개편 후 무엇이 가장 변했나.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해졌고 30대 실무진의 발언권이 강해졌다. 예전에 킬됐던 것들이 후보에게 올라가 선택될 수 있게 됐다. 여가부 폐지도 청년공약에서 발전된 거다. 청년이 밀어붙이는 정책 메시지와 관련해 누구랑 싸우고 설득하는 데 시간이 안 들어가게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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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의견이 후보에게 전달되는 소통구조가 어떻게 되나.
▶선대본 상황실을 통해 바로 올라가는데 2030 참모진 의견이라면 무겁게 받아들이고 존중하려는 기조가 생긴 것 같다. 청년보좌역들이 단체대화방에서 별의 별 의견을 다 내는데 그것을 청년본부 실무진들이 정리해서 A4용지 3매 정도로 매일 아침 전달한다. 윤 후보뿐 아니라 권영세 사무총장, 윤재옥 상황실장 등이 받아본다. 청년보좌역은 42명으로 여성은 30% 정도다.
-윤 후보가 초반에 '꼰대' 이미지가 강했는데 캠프에 합류한 이유는.
▶경선 전부터 다른 면을 봤다. 혼자 다른 의견을 말해도 웃으면서 "우리가 꼰대라 그렇다"며 제 의견이 맞다고 해주셨다. 논란이 됐던 이번 달 청년간담회 때 청년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니 저는 지지자들로부터 문자폭탄을 받았다. 근데 후보는 간담회 후 청년들 뽑기를 잘했다고 흡족했다. 처음엔 보여주기식 아니냐 의문이 있었지만 캠페인을 바꾸는 획기적 시도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청년보좌역을 둔다고 했는데 경험치가 쌓이는 거다.
-'한줄 공약'이 파급력은 있지만 중대한 정책 설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크게 두 가지 비판이 있는데 우선 이대남 친화적이라는 부분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여가부는 여성 절반이 찬성하고 병사 월급은 병사를 가족으로 둔 온가족 공약이다. 둘째로 형식인데, 심상정, 이재명 후보가 따라하는 걸 보라. 기존 정치권의 보도자료 방식이 얼마나 소구력 있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정치권이 변화에 가장 느린 집단인데 드디어 마케팅의 다양한 기법을 쓰게 된 거다. 청년 내부에서도 한줄 공약을 남발해선 안 된다, 진중하게 설명을 자세히 곁들이자, 2030 위주로만 가면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선 때 양성평등가족부를 주장하다가 아예 폐지를 결단한 계기는.
▶작년 10월 공약에서도 여가부에 대한 비판의식은 컸다. 다만 윤 후보가 젠더갈등을 사회 저성장으로 생긴 부수적 현상으로 봤다가 청년들을 만나면서 이게 젊은층에게 본질적 문제라는 인식을 하게 됐다. 젠더갈등을 오히려 확산시키는 부처는 명확히 폐지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거다. 내부에서도 교수 등의 반대가 있었다. 여가부 존치의 역사성이 있음에도 회의론이 임계점에 도달했기에 후보가 결단한 것이다.
17일 장예찬 국민의힘 선대본부 청년본부장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온라인 여론을 주도하는 층이 이대남이란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이들이 득표나 여론조사에서 정책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관여층이 된 것 같고 기성세대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편 그동안 정치적으로 가장 소외받고 외면받고 무시받았던 세대가 아닌가. 이대남들에게 발언권을 낮추라 할 게 아니라 여성공약을 덧붙이는 식으로 가야 한다. 여성 정책은 내부적으로 많이 고민하고 있다. 파격적인 방식을 고민해 1월 안에 짠 하고 나올 거다. 여성공약을 발표할 때도 여성에게 도움 되면서 남성들이 반발하지 않을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 균형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여성들 목소리가 무시당한다는 생각을 전 해본 적이 없다.
-국민의힘이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대남'으로 과대표상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특정 커뮤니티라고 하기에는 실제 여론조사에서 반등하는 게 보인다. 신속하고 파격적인 방식은 여성들에게도 일정 부분 소구력 있게 다가간다고 본다. 선대본 개편 후 1, 2주가 지났는데 전 세대와 전 연령을 아우르는 건 불가능했다. 2030 남성들에게 많이 어필했다는 자체 평가와 전 성별 연령으로 넓혀 나가자는 의견이 나와 후보께 보고를 드렸다
-윤 후보가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봉합한 후 '이준석식 공약'이 나온다는 평가가 있다.
▶이 대표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이 대표는 59초 쇼츠, AI(인공지능) 윤석열 등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건강한 협업관계다. 이 대표와 갈등 봉합 후 캠프 내에서 일하는 2030 보좌역들에게 힘이 더 실리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
-청년정책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가장 큰 차이는 뭔가.
▶이 후보는 기민하고 변화에 능하다는 게 장점인데 그래서 신뢰할 수 없기도 하다. 어느 날은 펨코, 디씨에 '이대남을 중시해야 한다'고 올렸다가 어느 날은 청년들 반발에도 (페미니즘 이슈를 주로 다루는) 닷페이스에 출연한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게 좌충우돌로 받아들여진다. 윤 후보는 일부 반발을 사기도 했고 변화도 있었지만 그 과정들이 설득력 있게 보여진다. 당사 앞에서 신지예 전 수석부위원장 영입에 반대하는 청년들과 얘기를 나누는 등 후보가 변한 과정에 레퍼런스가 있었다. 이 후보는 진폭이 큰데 어떤 소통과정이 있었는지가 없다. 이미 40대인 김남국을 청년 대변인으로 쓰는 것 자체에서 신뢰가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