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건축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 = 소방청 제공
14일 광주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실종된 작업자가 발견된 시간은 전날 오전 11시 14분. 최초 발견 이후 30시간(오후 5시 30분 기준) 넘게 지났지만 소방당국은 구조에 애를 먹고 있다. 문희준 광주 서부소방서장은 "발견 장소에 붕괴된 잔해물이 너무 많아 인력으로는 구조가 불가능하다"라며 "잔해물을 들어내도 치우는 작업이 필요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워낙 현장 잔해물이 많아 실종자의 생사 여부는 물론 신원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문 서장은 실종자 가족들의 "지하 1층에서 발견된 실종자의 사진이라도 달라"는 요구에 "인적사항을 비교하려고 해도 완전히 발견된 상태가 아니어서 사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14일 오전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실종자 가족 대표 안모씨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홍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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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작업도 중요하지만 구조대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이 되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종자 가족 대책위원회의 임시 대표직을 맡고 있는 안모씨는 이날 "가족분들 회의에서 관공서나 소방에 요구하는 것을 자제하자고 (결론을 냈다)"라며 "우리를 상대하다 에너지를 낭비하면 구조에도 악영향이 갈 것"이라고 했다. 안씨는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추가 피해자가 생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종자 가족 대책위는 전날에도 비슷한 입장을 내고 "추가적인 인명 희생은 막아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공사현장의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사과한마디 없다"며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씨는 "1층에 구조대 안전을 위한 가림막을 설치하는데 100명도 부족할 일을 (현대가) 10명만 투입한다고 해 답답하다"라며 "나흘째인 오늘까지 사과도 없고, 현대 사장이 (현장에서) 떠나려다 제게 붙잡혀 억지로 사과한 것이 전부"라고 토로했다.
실제 구조에는 최대 한 달까지 걸릴 우려도…"붕괴 가능성 있는 부분 모두 제거해야"
14일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건축현장 모습. /사진 = 홍재영 기자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장의 붕괴 위험이 높고 잔해물과 철근 제거 작업 등이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실제 구조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최명기 한국기술사회 중앙사고 조사단장은 "구조대 안전을 위해 (구조작업이)최소 1주일에서 최대 한 달까지 걸릴 수 있다"며 "붕괴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모두 제거해야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