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온라인 기자 간담회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8~19일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뒤 27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 상한 기준 시가총액은 약 70조원으로 코스피 시총 3위 수준이다. 만약 100조원을 돌파하면 SK하이닉스를 제치고 단숨에 코스피 시총 2위를 꿰차게 된다.
중국 주요 뉴스에 LG엔솔 기자 간담회가 떴다!특히 지난 10일 LG에너지솔루션의 온라인 기자 간담회가 중국에서 검색 상위뉴스로 떠올랐다. 이날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CATL보다 수주잔고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향후 시장점유율에서 CATL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4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잔고는 약 260조원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3분기까지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의 누적 매출액은 각각 13조4000억원, 13조2000억원이며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6927억원과 1조96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CATL의 매출액 성장률(133%)이 LG엔솔(63%)보다 높긴 하지만, 기술력은 LG엔솔이 CATL을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코스피 상장 후 LG에너지솔루션 시총이 100조원에 달해도 CATL의 40%에 불과한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의 경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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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폭풍 성장 CATL…이유는 중국 전기차 판매 급증
지난해 1~11월 LG엔솔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대비 90% 증가한 51.5GWh(기가와트시)를 기록하는 등 높은 성장성을 보였지만, 문제는 CATL이 더 빠르게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같은 기간 CATL은 배터리 사용량이 무려 180% 급증한 79.8GWh를 기록했다.
전기차 한 대당 약 60KWh(킬로와트시)의 배터리가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133만대의 전기차에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된 셈이다. CATL의 점유율이 상승한 원인 중 하나는 지난해 CATL, BYD 등 중국 업체가 주력 중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사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을 양극재로 쓰는 삼원계 배터리와 달리 인산, 철을 양극재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안정성이 높고 가격이 저렴하지만, 무겁고 에너지밀도가 낮은 단점이 있다. CATL은 '셀-모듈-팩' 단계에서 모듈을 없애고 셀로 바로 팩을 만드는 '셀투팩'(Cell-To-Pack) 기술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 10월말 테슬라도 전 모델의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LFP 배터리는 이미 대세가 됐다.
이 점에 대해서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자국 배터리를 사용하면서 CATL이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간담회에서 밝힌 바 있다.
LG엔솔과 CATL의 격화되는 경쟁, 올해부터는…향후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 치열한 생산능력 확충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미 양사는 서로를 견제하면서 공격적인 생산 능력 증대에 나선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기업공개에서 최대 12조7500억원을 조달해, 국내 오창공장에 내년까지 6450억원을 투자하고 북미 홀랜드 공장,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에 2024년까지 5조6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LG엔솔은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392GWh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CATL 역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CATL은 450억 위안(약 8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 이유로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 및 대규모 증설계획을 들었다. CATL은 2025년까지 연산능력을 약 600GWh로 확충할 계획이다.
반면 글로벌 생산기지 건설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CATL보다 우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CATL은 독일 튀링겐주에 해외 첫 공장을 건설 중이며 나머지 생산공장은 모두 중국에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폴란드, 중국 등에 생산공장이 있다. 특히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얼티엠셀즈를 설립하는 등 미국 자동차 기업과의 합작은 LG엔솔의 강점이다. 미국 자동차기업이 중국 배터리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CATL이 장악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경쟁도 다소 수월해질 전망이다. 올해 중국 전기차 보조금이 30% 삭감되고 내년부터는 전면 폐지되는 등 외국 배터리업체에게 불리했던 환경이 일부 개선될 예정이며 중국 전기차업체들도 과도한 CATL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오는 27일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의 본격적인 2라운드 경쟁이 막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의 경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