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한 마디에 美증시 반등…"국내 외국인 수급에도 긍정적"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2.01.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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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기남 기자 =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0.66% 오른 2,927.38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뉴스1) 김기남 기자 =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0.66% 오른 2,927.38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긴축이 기존 예상보다 늦춰진다는 소식에 주식시장의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 나스닥이 1.4%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고, S&P500 지수도 5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국내 증시의 불안 요소 중 하나가 일부 해소되면서 외국인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41% 오른 1만5153.45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와 S&P500 지수도 각각 0.51%, 0.92% 올랐다.



최근 조기 긴축 우려로 하락 폭이 컸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위주로 반등에 나섰다. 애플(1.67%), 아마존(2.40%), 메타(1.92%), 엔비디아(1.52%) 등이 상승했다. 테슬라는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1300달러로 상향하면서 소폭 올랐다.

이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제의 강력한 회복력을 언급하면서 긴축 우려를 제한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금리인상과 양적 긴축 우려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추세였다.



이날 청문회에서 파월 의장은 공급망 불안 우려를 표명했지만, 더 이상 연준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언급하는 등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양적 긴축이 아마도 올해 말 시행될 것으로 언급하면서 시장이 다소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FOMC 의사록 공개 이후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덜 매파적인 발언으로 해석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75% 선까지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는 양적긴축 조기 시행 가능성을 완화한다는 점에서 파월 의장이 다른 연준 위원들보다 덜 매파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이 소식에 달러화는 약세 폭을 확대했고, 기술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위험자산의 안도 랠리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 금리 인상, 양적 긴축을 이어지는 통화정책 정상화가 연내 실행되는 것은 맞지만, 파월 의장은 속도 조절의 여지를 남겨놓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잇다"며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도 할 수 있다는 것이 현재 연준 입장이지만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경우 덜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바뀔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조기긴축을 향한 시장의 우려가 다소 진정된 만큼 향후 시장의 관심은 실적 시즌으로 향할 전망이다. 파월 의장이 기존보다 덜 매파적인 발언을 한 것은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코스피는 전기전자 업종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가운데 보합 수준에 머무르면서 2920선을 지켰다. 반도체 수출이 증가하고, TSMC의 실적 발표로 반도체 업황 기대 심리가 부각됐고, 금융주도 금리 상승 기대로 상승했다.

그동안 연준의 긴축과 금리 변화에 따라 주가가 급락했던 성장 종목이 회복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상영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은 원/달러 환율 하락 기대를 높인다는 점에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상품과 외환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점도 전반적인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12월 소비자물가 지표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상승 탄력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1월 상장을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의 IPO(기업공개) 역시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요인이다.

한지영 연구원은 "1월 말 LG에너지솔루션의 IPO를 둘러싼 수급 부담은 이달 중 지속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1월은 지수 방향성 베팅보다 업종 관점에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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