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국인 노동자 증가하면 내국인 일자리 같이 늘어"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2.01.05 12:01
글자크기
인천 남동공단에 위차한 한 공장에서 고려인 근로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인천 남동공단에 위차한 한 공장에서 고려인 근로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외국인 노동자 증가가 단순 육체노동직과 영업직 같은 소통직무 일자리를 동시에 늘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외국인들이 육체근로에 집중되면서 내국인은 다른 직무로 일자리를 옮겨 내국인의 고용에는 타격이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향후 외국인 노동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경우에 대비해 내국인 근로자의 기술 향상을 위한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한은이 5일 발표한 '외국인 유입이 내국인의 직무특화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 지역에서 전체 인구 중 외국인 비중이 1%포인트(p) 증가했을 때 육체직무 대비 소통직무의 상대공급이 0.3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노동자 유입으로 육체직무 일자리가 100개 늘어날 때 소통직무에서는 100.39개가 증가한다는 의미다.



외국인들이 내국인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직무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분석이다. 육체직무에서 외국인의 노동공급이 증가하면서 내국인은 소통직무로 재배치(reallocate)되는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육체직무는 말 그대로 한국직업 대분류에서 몸을 주로 사용하는 단순노무 종사자 등을 의미한다. 소통직무는 영업직을 대표로 들 수 있다.

성별에 따라 분석해 보면 남성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여성은 외국인 유입 증가가 소통직무에 미치는 효과의 크기가 0.55%로 전체에 비해 더 컸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평균 근속연수가 짧아 이전 일자리에서 쌓은 인적자본을 버리고 다른 업무로 이직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외국인과 내국인의 언어능력과 노동시장에 대한 이해도 등이 차이나 서로가 고용 시장에서 완전 대체재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다른 연구에서도 외국인이 많이 유입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비교했을 때 내국인의 고용 감소 효과는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직무특화로 인한 생산성 향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내국인 근로자의 기술향상을 위한 재교육, 활발한 인력 재배치를 위한 고용주와 노동자 간 매칭 효율성 향상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국내 생산인구 감소의 해결책 중 하나로 외국인력 고용 확대가 거론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내국인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70년 생산연령인구는 1737만명으로 2019년 3738만명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체 인구 중 외국인 비중은 2000년 0.5%에서 2018년 3.2%로 증가했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