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잘 팔린 한국산 냉동만두…내년엔 비건 공략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1.12.29 15:40
글자크기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가정간편식 수요 증가로 한국 냉동만두 수출액이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식품업계는 비건만두를 출시하며 냉동만두 시장의 규모를 더욱 키울다는 전략이다.

29일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올해 냉동만두 수출액은 5835만7000달러로 전년 5088만5000달러 대비 15% 가까이 증가했다.



냉동만두 수출은 지난해 이미 사상 최대 수치를 달성했다. 2016년 2194만달러에 불과했던 냉동만두 수출액은 2017년 2392만달러, 2018년 3135만달러, 2019년 3481달러로 가파르게 늘었다. 2016년 이후부터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최대 수출 시장은 미국, 일본, 베트남 등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수출액 기준 1174만8000달러로 전체의 23%를 차지하는 큰 시장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올해 수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8954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올해 1352만4000달러로 급증하면서 미국을 추월하는 모양새다.



두 시장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는 제품은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교자다. 미국에서는 슈완스의 '파고다'와 합산하면 경쟁사인 일본 제품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코스트코에서는 25년째 매출액 1위를 기록했던 중국 만두 '링링'을 꺾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이 기세를 몰아 만두 생산기지도 늘릴 계획이다. 2025년까지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56만㎡(17만평) 규모로 만두 공장을 세운다. 또 일본에서도 판매되는 한국 냉동만두의 이름을 '교자'가 아닌 '만두'로 바꾸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신세계푸드, 농심, 풀무원 등은 향후 내년 만두 시장 트랜드인 '비건'을 두고 CJ제일제당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CJ제일제당은 '플랜테이블'을 론칭하며 수출용 야채·버섯 왕교자 2종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7월부터 '올반 미트프리 만두'를 미국, 캐나다, 호주로 수출하고 있다. 고기 대신 두부, 버섯, 해산물, 채소 등을 넣었고 '고소한 명란만두' '매콤 짬뽕만두' '갈비맛 만두' '해물 물만두' 4종이 있다.

신세계푸드는 자사 비건만두의 올해 상반기 해외 판매량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157%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새우 왕교자' '바삭한 군만두' '메밀지짐 만두' 등 3종을 새로 개발해 제품 라인업을 늘리고 수출국도 확대한다.

농심은 채식 브랜드 '베지가든'을 통해 비건 만두 등을 선보인 바 있다. 현재 비건만두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지 않지만 내년엔 채식 레스토랑을 국내에서 조성하는만큼 향후 확장성에 대해선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한국보다 채식 인구가 많고 특히 채식주의보다 유연한 단계인 식물성 음식을 선호하는 '플렉시테리언' 비율이 높은 국가"라며 "전 세계적으로 환경,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만두뿐만 아니라 여러 비건 가정간편식(HMR) 출시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건제품들은 수출에 더욱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육류는 검역 문제로 수출 규제가 많아 '비비고 만두' 등 육류를 포함한 제품은 대부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플랜테이블 제품은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 제약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