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 르네상스[광화문]

머니투데이 임상연 미래산업부장 2021.12.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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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브레인AI는 신기술과 서비스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스타트업 중 한 곳이다. 빅데이터 기반 대화형 AI(인공지능) 기술로 AI 아나운서, AI 은행원 등 AI 휴먼을 만든다. 실제 사람을 본떠 만든 이 AI 휴먼은 단순히 인간 대신 뉴스를 읽어주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본업이 아닌 홍보모델, 쇼호스트 등 다른 일들까지 하면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현실세계에서 사람 대신 아바타가 일하며 돈을 버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딥브레인AI는 이 같은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최근 500억원 규모의 후속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창업 5년여 만에 2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대규모 인력충원에 나서면서 임직원 수가 최근 4개월 새 49명에서 97명으로 2배가량 늘어났다. 그래도 부족해 추가 채용을 진행 중이다. 2023년까지 임직원 수를 250여명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덩달아 일거리도 늘어서다.



바야흐로 스타트업 시대다. 제2벤처붐과 맞물려 인재와 자본이 몰리면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벤처·스타트업이 명실상부 한국 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이는 숫자로도 나타난다. 지난해 벤처인증을 받은 벤처·스타트업 3만9101개사(벤처인증기업)의 매출 총액은 206조9000억원으로 전년(193조3000억원) 대비 7%가량 증가했다. 국내 대기업과 비교하면 매출 1위 삼성전자(265조원) 다음이다.

같은 기간 코로나19(COVID-19)로 경제성장률이 0.9% 하락하고 국내 대기업집단 7339개사의 매출 총액이 2328조원으로 전년(2303조원)에 비해 1.1% 감소했음을 감안하면 큰 폭의 성장세다. 특히 벤처인증기업의 1개사당 평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9.2%, 237.5% 증가해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실적성장은 고용창출의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벤처인증기업의 총 종사자 수는 81만7000명을 기록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4대그룹(69만8000명)을 합친 것보다 11만9000명 많은 수치다. 특히 벤처인증기업은 코로나19(COVID-19) 상황에서도 지난 한 해에만 7000명의 신규고용을 창출했다. "잘 키운 벤처·스타트업, 대기업이 부럽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처럼 제2벤처붐 열기가 이어지고 전 세계적으로 한류가 주목받는 이때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한 단계 발전시켜 경제적 파급효과를 배가해야 한다. 특히 해외에서 먹힐 수 있는 '본 투 글로벌 스타트업'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올 들어 기업가치 1조원 이상 토종 유니콘이 15개사로 늘었지만 대부분 내수시장 중심의 B2C(소비자 대상) 기업이다. 국내에만 머무는 '우물 안 개구리'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차기정권이 규제개선부터 자금지원까지 창업정책을 펼칠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도 이 부분이다.

과거에는 작은 기업이 해외에서 주목받기가 쉽지 않았지만 산업 곳곳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지금은 기업의 물리적 크기는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는다. 혁신적 기술과 서비스로 시장의 페인포인트(고객불편)을 해결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전 세계 어디서든 통한다는 것을 글로벌 유니콘들이 증명하고 있다.


올해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올린 딥브레인AI는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전시회 'CES 2022' 참여를 시작으로 현지 시장공략에 본격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한류 콘텐츠가 세계적 키워드로 부상한 것처럼 임인년 새해에는 딥브레인AI를 비롯해 더 많은 K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길 기대한다.

K스타트업 르네상스[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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