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먹는 약' 승인에 치료제·키트株 흔들…증권가 조언은?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12.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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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DA(식품의약국)의 화이자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승인 소식에 국내 바이오주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치료제·백신·진단키트 관련주의 약세가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투자심리는 몰라도 실적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3일 오전 11시 46분 현재 셀트리온 (191,500원 ▼1,500 -0.78%)은 전 거래일 대비 500원(0.25%) 내린 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0.75%), 셀트리온제약 (95,800원 ▼2,900 -2.94%)(0.72%) 등은 강보합세다.

이날 셀트리온 3사는 장 초반 2%대 약세를 보이다 회복한 모습이다.



같은 시간 SK바이오사이언스 (59,500원 ▼600 -1.00%)삼성바이오로직스 (788,000원 ▲4,000 +0.51%)도 1~2%대 내림세다. 씨젠 (22,300원 ▲50 +0.22%)(-2.48%), 에스디바이오센서 (10,720원 ▼150 -1.38%)(-3.17%), 휴마시스 (1,900원 ▼115 -5.71%)(-4.11%) 등 진단키트주도 동반 약세다.

이 시각 현재 코스피 의약품업종 지수는 1.13% 내린 1만7170.47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0.36% 내린 1만1063.16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제약 및 의약품 업종의 전반적인 약세 배경으로는 미국 FDA의 화이자 경구용(먹는 약)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최초 승인 소식이 꼽힌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FDA는 이날 중증화 진행 위험이 높은 경증 환자의 팍스로비드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연령대는 모든 성인이 대상이며, 아동은 12세 이상부터 사용 가능하다.

팍스로비드는 정맥주사제형인 기존 코로나19 치료제와 달리 경구용 치료제이기 때문에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맥주사제형은 투여하기 위해서는 병원을 찾아야 하고, 시간이 걸리지만 경구용 치료제는 집에서도 먹을 수 있어서다.

미 연방정부는 환자 1인당 약 530달러를 들여 1000만명이 복용할 수 있는 치료제를 주문했다. 하지만 초기에는 공급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화이자는 1주일 내 6만5000명에게 투여할 수 있는 양의 치료제를 미국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한 셀트리온그룹과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개발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진단키트주는 경구용 치료제 보급으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종식되면 진단키트 수요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셀트리온의 경우 화이자 치료제 대비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인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당장의 실적 영향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한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경구용 치료제와 항체 치료제는 적용되는 영역이 서로 다르다"며 "공급량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입원 환자에게 경구용 치료제를 먼저 보급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인 실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간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렉키로나의 판매실적 부진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화이자 치료제 승인이 추가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과거 셀트리온이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렉키로나보다는 신제품 '유플라이마'의 판매 증가 시점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진단키트주 역시 투자심리 여파는 있지만 실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진단키트주는 치료제보다는 확진자 추이와 상관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최근 확진자 증가로 실적에는 긍정적이나 코로나 이후 대응전략에 따라 주가가 변동될 수 있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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