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실트론 미래 알고 투자했다면 천재다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1.12.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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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가 판다]굴곡진 실트론의 40년 역사...누구도 예상못한 클라우드 컴퓨팅 호기에 성장 기회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이 SK실트론 지분 인수 관련 '사업기회 유용' 의혹 소명을 위해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리는 전원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세종=이기범 기자 leekb@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이 SK실트론 지분 인수 관련 '사업기회 유용' 의혹 소명을 위해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리는 전원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세종=이기범 기자 leekb@


공정거래위원회가 22일 'SK가 특수관계인 최태원 회장에게 사업기회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16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2017년 4월 SK실트론 지분 29.4%의 적격인수대상자로 선정된 후 그해 8월 해당 지분을 인수한 것이 '소극적 방식의 사업기회 제공행위'라는 공정위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의 이런 판단은 옳은 것일까. 반도체 시장의 오랜 실리콘사이클의 변동성,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산업적 특성을 감안할 때 당시 투자시점과 현재만 놓고 보는 결과론적 추정은 힘들다. 특히 실트론의 40년 역경의 역사로 볼 때 이 회사의 인수 자체는 리스크를 안고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사업이었다.



SK 측은 이미 이사회에서 특별결의까지 가능한 SK실트론 지분 70.6%를 확보해 더 인수하는 것이 회사의 자금상 손해일 것이라고 판단해 인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지분이 경쟁사에 넘어갈 경우 경영간섭 등이 예상돼 남은 29.4%의 인수 부담은 최 회장이 떠안았다고 주장한다.

공정위는 SK의 실트론 추가 지분 인수 포기 과정에서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지만, 잔여지분 19.6%를 인수할 당시 KTB와 맺은 약정(타 지분 매입시 매매대금 40% 위약벌 조항, 약 670억원)으로 인해 추가 지분을 살 수 없는 상황이었던 점은 고려되지 않은 결정으로 보인다.



30여년의 미운오리가 한순간에 백조(?)가 될지의 여부는 판단하기 쉽지 않다. 이를 두고 기회제공이라고 해야 할지, 회사가 안을 위험을 대주주가 대신 짊어진 것이라고 할지를 결과론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위험하다. 같은 행위에 대해 손실이 났으면 기회제공이 아니고 이익이 있으면 기회 제공이라고 한다면 창업자는 이제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뀌는 것이 사업인데 이제 대주주는 어떤 형태의 투자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모래를 파는 실리콘 웨이퍼 사업
웨이퍼의 생산과정. 상단부 왼쪽 다결정의 석영(규소) 덩어리를 뜨거운 용해로(상단부 오른쪽)에 넣어 단결정 규소봉(잉곳)으로 성장시키고,  하단부 왼쪽과 같은 잉곳이 만들어지면 이를 큰 덩어리 블록 형태로 자른 후에 각 블록에서 낱장 형태(하단부 오른쪽)로 잘라 웨이퍼를 만든다./사진제공=SK실트론 홈페이지 캡쳐웨이퍼의 생산과정. 상단부 왼쪽 다결정의 석영(규소) 덩어리를 뜨거운 용해로(상단부 오른쪽)에 넣어 단결정 규소봉(잉곳)으로 성장시키고, 하단부 왼쪽과 같은 잉곳이 만들어지면 이를 큰 덩어리 블록 형태로 자른 후에 각 블록에서 낱장 형태(하단부 오른쪽)로 잘라 웨이퍼를 만든다./사진제공=SK실트론 홈페이지 캡쳐
SK실트론의 주 사업 분야는 실리콘 웨이퍼를 만드는 것이다. 웨이퍼는 반도체의 기초 소재로 SK실트론 등 웨이퍼 생산업체들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업체에 이를 공급하면 그 위에 회로를 설계해 반도체를 생산한다. 예를 들면 피자를 만들기 위해 토핑을 올리는 원형 밀가루 판인 도우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웨이퍼 생산업은 지구상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모래(Si)를 파는 사업이다. 모래의 주성분인 규소(Si, 실리콘, 석영)에서 얻은 다결정 실리콘을 고온으로 녹여 단결정 실리콘 잉곳(원통 모양의 덩어리 실리콘)으로 만들고, 이를 얇은 원판형으로 잘라 갈고 닦아 납품한다.


현재 웨이퍼 시장은 일본의 신에츠와 섬코가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대만 글로벌웨이퍼스, 독일 실트로닉스에 이어 SK실트론은 5위 수준이다. 300mm(12인치)와 200mm(8인치) 웨이퍼를 주로 생산하며 주 고객은 삼성전자 (77,100원 ▲800 +1.05%)SK하이닉스 (177,000원 ▲6,400 +3.75%), TSMC, 인텔 등 반도체 생산업체들이다.

공정위가 말하는 '소극적 사업기회 제공'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1.9/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1.9/뉴스1
경제개혁연대가 2017년 11월 "SK㈜가 지분을 싸게 사들일 기회를 포기하고 대신 최태원 회장에게 사업기회를 넘겨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해 2018년 8월부터 조사와 심의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최 회장이 SK실트론 지분 29.4%를 취득한 것이 '사업기회 제공'에 해당된다고 봤다. 공정거래법(23조의 2)에서 규정한 "회사가 직접 또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통하여 수행할 경우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로 사익편취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SK㈜는 이미 특별결의 요건을 상회하는 70.6%의 지분을 확보해 안정적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SK㈜가 잔여지분을 인수하지 않기로 해 '잔여지분 취득'이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잔여지분이 없어도 SK가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최 회장이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경쟁자를 제치고 입찰 최고가에 잔여지분을 인수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대 주주에게 2명의 이사 선임권이 있는 상황에서 SK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경쟁사가 아닌 최 회장이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 이롭다는 판단에 따랐다는 것이다. 또 거버넌스위원회 등을 통해 충분히 논의하고 법률적 검토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공정위가 결과론적으로 SK실트론이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그 일부분이라도 법인인 SK가 챙겨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지만, 이는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는 게 반도체 업계의 주장이다.

40년 애물단지였던 실트론…동부그룹에서 LG 거쳐 SK로
최태원, 실트론 미래 알고 투자했다면 천재다
사실 실트론이 지금에 와서야 수익을 내는 좋은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지난 40년의 역사를 짚어보면 천덕꾸러기 신세를 많이 겪은 기업이다.

출발은 동부그룹(현 DB그룹)에서였다. 1983년 김준기 동부 그룹 회장은 반도체 사업에 대한 원대한 꿈을 품고, 기초 소재인 웨이퍼 사업에 뛰어들었다.

동부그룹은 미국 농화학기업인 몬산토와와 50대 50으로 합작해 '코실(이후 동부전자통신)'이라는 웨이퍼 업체를 설립했지만 합작관계는 순탄치 않았다. 1998년에는 몬산토가 독일 휼스로 넘어가면서 원료공급이 되지 않아 1년가량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합작관계가 깨지면서 이듬해인 1990년 LG반도체를 보유한 LG(당시 럭키소재)가 동부전자통신 지분 51%를 인수했다. 나머지 49%를 가진 동부의 이름을 딴 동부전자통신에서 실트론으로 이름이 바뀐 것이 이 때다.

1990년 같은 시기에 독일 휼스는 포스코와 손잡고 포스코휼스를 출범시키고, 미국 MEMC와 삼성전자와 함께 40:40:20의 웨이퍼 합작사(MEMC코리아)를 충남 천안에 설립해 경쟁관계에 들어갔다.

실트론의 어려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LG에 정착했던 실트론은 1999년 반도체 빅딜과 함께 LG반도체가 현대전자로 넘어가면서 반도체 모기업과의 연이 끊기게 되면서 다시 어려움에 봉착했다.

그 과정에서 LG지분은 그대로 유지됐으나 동부가 보유하고 있던 나머지 지분 49%는 동부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2007년 KTB PE(19.6%)와 보고펀드(29.4%)에 매각됐다.

이 지분은 10년의 LG와 보고펀드 등의 소송전을 거쳐 지난 2017년 1월과 4월, 8월에 각각 SK(LG 보유지분 51%+ KTB 19.6%)와 최태원 회장(보고펀드 보유분 29.4%)에게 매각되면서 다시 주인이 바뀌는 신세가 됐다.

삼성도 매각한 웨이퍼 업체 MEMC...어려웠던 웨이퍼 사업
웨이퍼 위에 실리콘 단결정층을 증착하는 모습./사진제공=SK실트론 홈페이지 캡처.웨이퍼 위에 실리콘 단결정층을 증착하는 모습./사진제공=SK실트론 홈페이지 캡처.
삼성이 합작한 MEMC코리아에 투자됐던 포스코휼스 지분은 10년인 2000년 전량 MEMC에 매각했고, 삼성전자도 2014년 남은 지분 20%를 미국 선에디슨에 넘기고 MEMC코리아에서 손을 뗐다.

글로벌 웨이퍼 투톱인 일본의 신에츠화학과 섬코에 밀려 썩 남는 장사를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실트론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의 두 회사가 50% 이상의 시장을 차지한 상태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쉽지 않았다.

"2013년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전자기기 및 반도체 수요 증가와 엔저 현상으로 (중략) 판가 하락이 지속돼 영업손실 180억을 기록했다. 솔라와 사파이어 사업의 경우 이사회를 통해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2014년에는 강도높은 사업 구조조정과 원가절감을 실행했으나, 영업손실 348억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최소의 보완투자로 극한의 원가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 54억으로 흑자전환했다. 2016년에는 수율 향상 및 구매 혁신활동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영업이익 340억을 기록했다."

2016년 공시된 실트론 사업보고서(2017년 3월 30일 공시) 내용이다. SK와 최 회장이 지분 인수에 나서기 직전 해의 이 사업보고서를 보면 어려웠던 실트론의 과거와 현상황을 볼 수 있다. 지속적으로 원가를 절감해 2016년에 겨우 수익을 내고 있다는 내용이다. 2017년이 더 좋을지 나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 진행된 지분 인수 결정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좋을 것 같았으면 LG가 2007년 사모펀드들이 매입한 가격(2만 1900원)보다 싸게(1만 8138원) 2017년에 회사를 왜 팔았겠느냐"며 "2017년 초반에만 해도 그 해 미국에서 불어닥칠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클라우드 컴퓨팅 투자를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서버용 반도체 수요의 폭발로 반도체 기업들은 예상하지 못한 2017년과 2018년의 대호황을 누리게 된다.

2017년엔 모간스탠리가 이듬해 메모리 반도체 침체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전망과 달리 2018년에 메모리 업체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또 지난 8월 메모리 반도체의 겨울이 온다고 주장했던 그들은 올해가 가기도 전에 이미 그 견해를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

반도체 시장 판도를 바꾼 클라우드 컴퓨팅
최태원, 실트론 미래 알고 투자했다면 천재다
2017년경 삼성전자 CFO에게 반도체 경기가 안좋다는데 시황이 어떠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 당시만 해도 반도체 경기는 PC 시장 경기나 휴대폰용 낸드플래시에 크게 좌우되던 시기다.

그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서버용 시장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하면서, 수요자의 메모리에 대한 인식이 '재료비'에서 '투자비'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었다.

PC나 휴대폰에 탑재되는 메모리는 '재료'이고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재료비다. 재료비를 낮춰야 PC나 휴대폰 업체들은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에 이들은 D램이나 낸드플래시 업체에게 가격인하를 요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D램 업체들의 수익성이 나빠진다고 했다.

반면 아마존 AWS나 구글 크라우딩 서비스에 들어가는 메모리는 재료비가 아니라 '투자비'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돈을 얼마를 더 주더라도 상관없으니 경쟁사보다 더 빨리 더 많은 서버용 메모리를 공급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는 반도체를 조기에 확보해 서비스를 시작하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서비스의 특징 때문이다. 일반 제조업체들에게 익숙하게 적용되지 않던 투자대비수익률(ROI) 개념이다.

따라서 이들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과 협상할 때는 '돈을 더 줄테니 메모리를 더 달라'는 형태의 협상이 진행돼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런 일이 2017년과 2018년 2년에 걸쳐 벌어졌고, 이것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과거에 유례가 없었던 호황을 안겨줬고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10년간 제자리 걸음 실트론...반도체 호황에 급성장
최태원, 실트론 미래 알고 투자했다면 천재다
2000년대 초반 하이닉스가 채권단 관리체제하에 있을 때 산업통상자원부는 LG에 하이닉스를 인수할 것을 수차례 종용했었다.

은행관리를 벗어나 제대로 된 제조업 그룹 하에 두도록 해야 기업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원래도 하이닉스는 1999년 LG반도체를 현대전자가 흡수합병해 만들어진 회사였기 때문에 LG와 무관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전자산업을 하고 있는 LG는 빅딜 이후 다시는 반도체 쪽은 쳐다보지 않겠다는 굳은 마음으로 하이닉스 인수를 거절했고, 그 후 효성이나 한화 등의 우여곡절을 겪은 후 2012년 SK에 인수됐다. 그 당시도 반도체 경기는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2012년 최 회장이 내부 임원들이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를 인수할 당시 매출은 10조원 내외로 어려움이 여전한 상태로 도전적 투자였지만 6년이 지난 2018년에는 매출이 40조원으로 4배 성장했다. 위험한 투자였지만 그 선택은 옳았다.

실트론도 2017년 SK가 인수하기 전까지는 10년간 매출이 제자리 걸음상태였다. 2007년 8300억원 정도였던 매출이 2016년에도 8300억 그대로였다.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했다고 해도 무작정 실트론의 웨이퍼를 사서 쓸 수는 없다.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이 따라 주지 않으면 하이닉스의 경쟁력까지 갉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트론의 성장은 이런 기술력을 갖춰 가는 상황에서 사물인터넷(IOT)와 클라우드 컴퓨팅, 4차 산업혁명이라는 유례 없는 호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미래 알고 투자했다면 '천재'?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2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기자실에서 '에스케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 제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2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기자실에서 '에스케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 제재' 브리핑을 하고 있다.
SK와 최 회장은 10년간 성장을 멈춘 기업에 투자한 것이다. 그리고 미래가 어찌 될 지는 누구도 몰랐다. 4차 산업혁명과 서버용 컴퓨팅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미국 IT 기업들의 이같은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이런 시장이 올 줄 알고 미리 투자했다면 천재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세계는 2019년 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으로 반도체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잠시 주춤한 이후 지난해와 올해 큰 반등을 하고 있다. 아무도 앞날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최 회장이 LG가 인수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던 하이닉스를 인수한 것이나 실트론에 투자한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비즈니스 모델인 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모험이다. 실트론에 대한 지분투자는 그 위험을 나눠 짊어진 것으로 보인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최근 파운드리 및 메모리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전 세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이 2024년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는 전년보다 13.9% 증가해 140억 제곱 인치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SEMI의 마켓 애널리스트인 이나 스크보르초바는 "여러 산업 분야에서 반도체에 대한 강력한 수요로 인해 실리콘 출하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성장 모멘텀이 다음 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거시경제 회복 속도와 웨이퍼 생산 시설의 추가 시점에 따라 웨이퍼 출하량에 변동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나 스크보르초바 애널리스트의 전망처럼 시장은 '성장이 다음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황에 따라 변동이 올 수 있다'라는 추정만이 가능한 곳이다. 이를 다가올 확정적 이익이라고 보는 것은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첨단 반도체 산업을 모르는 얘기다.

최태원, 실트론 미래 알고 투자했다면 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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