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첫 코스피 상장사 되는 '스틱'...1년새 75% 뛴 주가 날아오를까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1.12.17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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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첫 코스피 상장사 되는 '스틱'...1년새 75% 뛴 주가 날아오를까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국내 대형 PEF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코스피 상장사에 이름을 올린다.

전자부품 제조업체 디피씨 (10,500원 ▲280 +2.74%)가 100% 자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흡수 합병하는 형태다. 향후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제조업 부문을 떼 내고 본업인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디피씨는 오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상호변경을 포함한 내용을 논의한다. 지난 10월 디피씨는 자회사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흡수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 이후 회사의 상호는 스틱인베스트먼트로 바뀐다.



합병과 관련해 별도 매매거래 정지는 없다. 임시 주총 이후 정관 변경과 등기 등의 과정을 거쳐 이달말 디피씨 종목명은 스틱인베스트먼트로 변경한다.

이번 합병으로 합병법인이 발행할 신주는 없다. 합병 완료시 최대주주 변경도 없다. 디피씨 주식회사의 최대주주는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13.19%)이다.



디피씨는 합병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투자회사로 두면서 기존 제조업 부문은 매각한다. 현재 한 곳과 프라이빗 딜(개별 협상)을 진행 중이다.

디피씨가 스틱을 흡수합병하고 기존 제조업 부문을 매각하면서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디피씨 주가는 연초 8680원에서 이날 기준 1만 5150원으로 약 1년새 75% 가량 뛰었다.

올해 4월 2만원대를 넘기도 했다. 물론 합병 공시일인 10월 15일 이후 당시 1만 7000원대였던 주가가 1만 5000원대까지 하락했고 이후 1만4000원~1만7000원대 사이를 오갔다. 임시주주총회 하루 전날인 이날도 디피씨 주가는 전일대비 600원(3.81%) 내린채 마감했다.


IB(투자은행) 업계에선 제조업 기반의 디피씨가 투자업을 중심으로 한 스틱인베스트먼트로 우회상장하면서 국내 PEF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9월말 기준 PEF는 4조 2341억원, VC(벤처캐피탈)는 4089억원 등 총 약 4조 643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국내 대형 PEF 중 하나다. 올해 말까지 감안하면 스틱의 자산운용 규모는 대략 5조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또 내년 상반기 조성에 나서는 3호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SSF) 규모만 2조원 이상으로 향후 몸집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스틱이 코스피에 상장되면 자금 모집이 쉽고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회사가 더 성장할 것"이라면서 "블랙스톤과 칼라일, KKR(콜버스크래비스로버츠) 등 글로벌 PEF가 모두 상장사인만큼 국내 PEF 역사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거꾸로 투자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투자시 피인수 회사뿐 아니라 인수 회사의 주가도 출렁거릴 수 있다. 또 제조업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주가 관리에 신경을 더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사의 변화와 발맞춰 스틱은 내년 1월1일자로 곽동걸 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서동규 전 삼일PwC대표를 총괄 대표로 영입했다. 또 스틱벤처스 정근호 투자본부CIO(최고투자책임자)는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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