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공기전파' 가능성↑…호텔방 따로 격리했는데 감염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1.12.0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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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연구진, 격리 호텔 맞은 편 객실 확진 사례 분석

홍콩의 해외 입국자 격리 호텔에서 마주친 적 없는 투숙객 2명이 잇따라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연구진은 공기 중에 떠있던 바이러스를 통해 2차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홍콩의 한 격리 호텔/사진=AFP홍콩의 한 격리 호텔/사진=AFP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대학교 연구진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의학저널인 '신흥 감염질환(EID)'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최근 격리 호텔에서 확진된 오미크론 감염자 두 명이 접촉한 이력이 없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호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두 사람 모두 자신의 객실을 떠나거나 접촉한 적이 없었다. 객실 간 공유된 물품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모두 마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연구진은 두 감염자가 각자 문 앞에 놓인 음식을 가져가거나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방문을 열었을 때 공기 전파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격리 호텔에서 복도를 가로질러 백신 완전 접종자가 감염된 것은 오미크론이 백신 효과를 무력화할 가능성에 대한 잠재적 우려를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두 감염자는 지난달 홍콩에 입국한 뒤 같은 격리 호텔에서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 객실에 묵었다. 한 명은 오미크론 확산 중심지로 거론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36세 남성 A씨고, 다른 한 명은 캐나다에서 입국한 62대 남성 B씨다. A씨는 지난 11일 입국한 직후 코로나19 검사에서는 음성을 받았지만, 이틀 뒤 추가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B씨는 지난 10일 격리 호텔에 들어왔고 18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해외 입국자의 확진 사례가 드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직접 접촉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미크론 공기 감염 의심 사례로 주목받았다. 홍콩 당국은 두 감염자 간 2차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B씨가 홍콩에 입국했을 당시에는 캐나다에서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보고되기 전이어서다.

A씨가 밸브형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점도 공기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보건당국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음식물을 받는 등의 목적으로 잠시 호텔 방문을 열었다. 이때 밸브형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 마스크는 외부 미세 물질은 걸러주지만 내쉰 숨은 제대로 여과하지 못하고 그대로 배출한다. 복도에 떠 있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시간 차를 두고 복도에 나온 B씨를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오미크론은 남아공 과학자들이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가지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새로운 변이가 발견됐다고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기존에 가장 강력하다고 여겨진 델타 변이보다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가 2배나 많다. 현재까지는 오미크론이 전파력은 강하지만 치명률은 델타 변이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확산 초기인 만큼 지금까지 나온 정보만으로는 오미크론의 특성을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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