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용호상박] 영상제작 협업툴 끝판왕은? 윕샷 vs 이미지블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1.12.10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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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용호상박]브라이트코퍼레이션 정재헌 대표 VS 이미지블 임현균 대표

편집자주 '디지털 용호상박'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분야별 라이벌 스타트업들의 경쟁력과 잠재력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이미지블 작업화면/사진=이미지블이미지블 작업화면/사진=이미지블


# 버전1, 버전2, 최종, 최최종, 진짜 최종...동영상 콘텐츠 제작자라면 어떤 상황인지 대략 짐작이 갈 것이다. 수차례 수정 과정을 거친 중간결과물에 편의상 붙여둔 파일명들이 컴퓨터 바탕화면을 가득 채워간다. 이러다 보면 어떤 파일이 최종결과물인지 작업자 본인 조차도 헷갈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라이튼코퍼레이션(이하 브라이튼)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비전트리'라는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버전 별로 수정을 요청한 메모들과 협의 과정에서 어떤 의사결정을 내렸는지 등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토대로 처음 시작한 버전1부터 100까지 동영상 작업 진행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SW)인 '윕샷'(Wipshot)을 만들었다.

# 기업 상품광고 촬영 시, 기업마케팅 책임자가 광고물의 수정사항을 표시하기 위해선 일일이 화면을 캡처하고 재생시간을 기록해야 한다. 어느 부분을 어떻게 수정할지를 메모장에 적은 다음 캡처한 이미지 파일과 함께 이메일로 보낸다. 1초에 30프레임(이미지)로 이뤄진 영상광고의 경우, 클라이언트가 수정을 요청한 부분을 찾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러면 재수정, 재재수정 등이 반복되고, 그럴 때마다 이런 번거로운 일을 되풀이해야 한다. 이미지블은 이런 비효율적인 소통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영상 특정시점(타임코드)에 피드백을 남길 수 있고, 이미지는 확대·축소를 통해 정확한 위치에 메모할 수 있는, 회사명과 동일한 SW인 '이미지블'을 내놨다.



윕샷(Wipshot) 상품 이미지/사진=브라이튼 윕샷(Wipshot) 상품 이미지/사진=브라이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의 등장과 킹덤, 오징어게임, 지옥 등 K콘텐츠의 히트 릴레이 속에 모든 영상이 하나의 서버 공간에서 '저장·공유·사용'되는 '하이브리드 협업 솔루션'이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가 추정한 현재 콘텐츠 관리 SW 시장규모는 약 75조원. 이 분야 선두그룹에 속한다는 국내 스타트업인 브라이튼코퍼레이션의 정재헌 대표, 이미지블의 임현균 대표를 만났다.

[디지털 용호상박] 영상제작 협업툴 끝판왕은? 윕샷 vs 이미지블
두 회사 제품 개발의 시발점은 대표 개인의 경험에서부터였다. 정 대표는 로커스에서 10년간 컴퓨터그래픽(CG) 영상 제작과 프로듀서로 일했다. 신한라이프 광고에 출연해 춤 실력을 뽐낸 가상인간 '로지(ROZY)'를 만든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의 모회사다.



그는 "영상은 HD(고화질)에서 4K로 커지고, 시대는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해서 빠르게 변하는데 영상 실무는 옛날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 컸다"면서 "비효율적 과정을 없앨 소프트웨어를 만들다가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고회사에서 5년간 일하며 영상·이미지 관련 업무를 맡았던 임 대표는 지금의 사업아이템을 결혼식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얻었다. 그는 "예비신부가 "웨딩 사진은 촬영보다 수정이 더 어려운 것 같다"며 스튜디오와의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아 불편하다는 얘기를 듣고 지금의 협업 플랫폼을 떠올렸다"고 했다.

이들이 만들어낸 영상 협업 SW 방식은 새롭다. 윕샷은 통합된 클라우드 공간에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의견을 교환한다. 고화질 그대로 영상콘텐츠를 실시간 리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프레임 손실, 오디오 싱크에러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파일을 직접 보낼 필요 없이 간단한 보안 링크 하나로 사무실 밖에서도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다.


수정 요청 내용이나 자막 등은 영상 위에 필기하듯 간단히 기록하면 된다. 여러 참여자가 동시에 기록할 수 있고, 이 내용은 실시간 업데이트 된다. 이런 작업들은 스마트폰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베타 버전은 올 1분기부터 넷마블 멀티미디어팀 등에서 쓰면서 기능성을 인정받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21 스타트업콘'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디지털 용호상박] 영상제작 협업툴 끝판왕은? 윕샷 vs 이미지블
이미지블은 프로젝트별, 회사별로 그룹을 만들어 이미지·영상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 이해관계자만 그룹에 초대할 수 있고 외부로도 관리 채널을 쉽게 공유할 수 있다. 모든 작업 활동은 로그가 남아 업무 히스토리를 쉽게 관리할 수 있다.

아이디어에서 최종 버전이 나오기까지 여러 가지 버전이 만들어지고, 이 과정에서 여러 피드백이 오가게 된다. 이런 모든 과정이 고스란히 서비스에 기록될 수 있는 버전 관리 기능도 지원한다.

최근 고객사는 클래스101, 패스트캠퍼스 등 이러닝 강의 콘텐츠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에듀테크 업체들이 주류를 이룬다. 임 대표는 "영상 관련 기능을 고도화하면서 베타서비스 기간만 2년이 걸렸다"면서 "현재는 MAU(월간활성이용자수)가 2500명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두 회사 모두 사스(Saas,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내세운 점이 주효했다. 임 대표는 "한국에선 한번 사면 몇 년 간 쓰는 라이센스로 구매하는 경향이 여전히 강한게 사실이지만 SW 유지보수비가 올라가고, 웹 기반으로 된 SW가 많이 나오면서 사스에 대한 기업들의 거부감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미지블은 구독 매출료로 올해 약 4억 원 정도의 APR(연간반복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대표는 "구독 기반으로 매월·매년 매출이 창출되고, 빌려 쓰는 클라우드 기술이 보편화되는 등 빌딩블록(컴퓨터를 구성하는 여러 종류의 기본 회로)을 한 회사가 다 만들지 않아도 되면서 SW 분야로 국내 스타트업이 많이 뛰어들고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업계는 흔히 '유튜버'라고 불리는 개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 눈높이에 맞게 UI(사용자 환경) 및 UX(사용자 경험)를 개선하며 시장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임 대표는 "처음엔 전통적으로 영상을 많이 다루는 방송사 같은 곳이 초기 고객사가 될 줄 알았는데, 지금은 팀 단위로 원격 작업을 주로 하는 유튜버들이 이용자의 30~40%로 많아졌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소셜미디어는 더욱 더 동영상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영상제작은 이제 전문가의 손을 벗어나 모두에게 보편화 될 것"이라고 했다.

(왼쪽부터)정재헌 브라이튼코퍼레이션 대표, 임현균 이미지블 대표/사진=홍봉진, 김휘선 기자 (왼쪽부터)정재헌 브라이튼코퍼레이션 대표, 임현균 이미지블 대표/사진=홍봉진, 김휘선 기자
내년 계획은 해외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췄다. 브라이튼은 지난 8월 미국 델라웨어주에 북미 지사를 설립했다. 정 대표는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해외지사화 사업에 선정돼 내년 10월말까지 실리콘밸리 등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지블은 내년 1분기 일본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 대표는 "일본에선 광고 기반 모바일 영상이 붐"이라며 "관련 에이전시나 프로덕션 등을 타깃으로 한 영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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