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첫 확진 목사 부부, 마녀사냥…초등생 아들 학교까지 공개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1.12.0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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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첫 코로나19(COVID-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감염자인 40대 목사 A씨 부부를 향한 신상털기와 악성 댓글 등 비난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미크론 찾았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A씨 부부의 얼굴과 이름이 나온 사진이 첨부됐다. A씨 부부가 다닌 인천 모 교회의 담임목사 신상도 공개됐다.



인천지역 한 맘카페에도 '목사 부부 결국 신상 다 털렸네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불법이기에 저는 (관련 내용을) 올리지 않는다"면서도 "신상까지 털린 마당에 인천에서 얼굴 못 들고 살겠다"고 적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게시글에는 "같은 동네라 불안하다"며 신상 정보를 공유해달라는 댓글이 달렸다. 또 A씨 부부가 역학조사 때 거짓 진술을 해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신상이 털려도 싸다" "자업자득이다" "거짓말 했는데 신상 안 털리는 게 이상한 것" 등 댓글로 신상 공개를 옹호했다.

온라인에는 A씨 부부의 아들 B군이 다니는 초등학교로 추정되는 곳의 이름과 위치까지도 공개됐다. 이와 관련 일부 누리꾼은 "아이 생각해서 신상 털기 하지 말자" "부모 신상이 공개되면 아이 신상도 같이 공개된다" "부모의 무지가 아이에게 낙인찍히지 않도록 우리가 지켜주는 건 어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 부부 때문에 미추홀구는 쑥대밭이 됐다. 이 일로 평생 후유증 갖고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아이들과 어른들은 어쩌냐" "그 부부의 아이가 아니라 그 부부로 인해 코로나에 걸린 아이들이 불쌍한 것" 등 반박하는 의견이 나오면서 신상털기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인천 미추홀구 모 교회 소속인 40대 목사 A씨 부부는 나이지리아에 갔다가 지난달 24일 귀국했다. 다음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난 1일 국내 첫 변이 오미크론 감염자로 확인됐다.

A씨 부부는 역학조사에서 '귀국 당시 방역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고 진술했으나 실제로는 지인 B씨의 차량을 타고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밀접접촉자에서 제외된 B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수일 동안 지역 사회를 돌아다니면서 오미크론 감염이 지역사회로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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