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로 보답하겠다" 전북 백승호…피투성이 무릎으로 약속 지켰다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2021.12.0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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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백승호 인스타그램/사진=백승호 인스타그램


전북 현대 모터스의 K 리그 5연패를 이끈 백승호가 상처투성이인 무릎을 공개했다.

지난 5일 밤 백승호는 SNS에 자신의 무릎을 찍은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에 나온 백승호의 무릎은 피투성이였다. 이날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1 2021시즌 파이널A 최종 라운드에서 그가 보여준 투지와 헌신을 엿볼 수 있는 상처였다.



4-1-4-1 포메이션에서 원 볼란치로 기용된 그는 때로는 걷어차이고, 필드에 쓰러지면서도 제주의 공격을 완벽하게 끊어내며 승리에 기여했다. 전·후반 내내 수비에 치중하며 빌드업에 안정감을 더했고, 기회마다 여러 차례 전진 패스를 찔러넣으며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부족한 수비력을 허슬 플레이로 메우며 필드를 종횡무진했다.

후방에서 백승호의 헌신 덕에 전북의 최전방은 불을 뿜을 수 있었다. 후반 한교원과 송민규의 연속골을 앞세워 2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76(22승 10무 6패)을 쌓은 전북은 같은 시간 진행된 2위 울산현대와 대구FC 간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K리그 디펜딩 챔피언의 자리를 지켜냈다.

아울러 '리그 5연패'(5년연속 리그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과 함께 역대 최다 9회( 2009년·2011년·2014년·2015년·2017년·2018년·2019년·2020년·2021년) 우승 기록을 이어갔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B 출신 백승호는 지난 3월 30일 전북에 합류했다. 백승호의 국내 복귀를 향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그가 바르셀로나 유스였던 2010년 수원삼성 블루윙즈로부터 'K리그 복귀 시 수원삼성 입단'을 전제로 지원금 3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수원 대신 전북을 선택한 그에게는 많은 비판이 뒤따랐다. 수원삼성 역시 강경 대응을 예고했으나, 백승호가 합의금을 수원삼성 측 유스에 내기로 하면서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그는 기자회견에서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제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드리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축구로 보답하겠다는 말이었다. 당시 그의 발언은 오히려 화만 불렀다. 전북 팬조차도 경기장에 걸개를 걸고 백승호의 국내 복귀를 비판했다.

그러나 백승호는 지난 8개월간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논란을 보란 듯이 극복해냈다. 걷어차이고 쓰러지면서도, 앞선 약속대로 그는 '축구'로 보답했다. 공격 포인트도 시즌 33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제 백승호는 전북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으로 분류된다.

전북의 주장 홍정호는 올 시즌 팀 내 최고의 수훈 선수로 백승호를 꼽기도 했다. 그는 5일 기자회견에서 "승호는 시즌 중간에 합류했는데,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했지만, 점차 우리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미드필드에서 부상자가 빠져나간 자리를 잘 지켜줬기 때문에 수비진도 잘 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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