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차 가격 오른다…"개별소비세·전기차 보조금 이슈될 것"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21.1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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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자동차연구원./사진제공=한국자동차연구원.


내년에는 국내에서도 신차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6일 '자동차 가격 상승 현상 분석' 보고서에서 "완성차기업이 판매량 감소·친환경차 R&D(기술·개발) 투자·인건비 증가 등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겪고 있어 이를 덜기 위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며 "내년에 국내에서도 연식 변경과 함께 자동차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전기차는 배터리 소재 원가 상승세가 지속돼 급격한 판매가 인하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국내외에서 신차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전기차는 가격 저감이 더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유럽·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신차와 중고차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신차 평균 거래 가격이 지난 9월 4만5000달러로 1년 사이 약 12% 상승했고 중고차 매물 평균가는 지난달 기준 2만9000달러로 29% 올랐다. 유럽에서는 신차 공급지연으로 지난 10월 중고차 평균 가격이 연초보다 최대 28.3% 올랐고 일본은 1년 전보다 11% 상승했다.

국내에서도 일부 수입차를 중심으로 신차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국산차는 정찰제 판매가 기본이기 때문에 가격 급등세가 뚜렷하지 않지만 수입차는 테슬라 등을 중심으로 명목 판매가격이 상승하거나 판매사의 프로모션이 줄었다. 중고차의 경우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 중이다. 특히 출고 수개월 이내의 중고차는 신차 수요를 흡수해 신차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상황이다.



/사진제공=한국자동차연구원./사진제공=한국자동차연구원.
보고서는 자동차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반도체 공급난 지속·제조 원가 상승·수요 회복을 꼽았다. 보고서는 "지난해 하반기의 1차 공급난과 올해 중순의 2차 공급난 여파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며 "완성차 기업은 적기 생산·판매가 불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제조원가도 급등했다. 지난해부터 자동차 공통 소재와 전기차 배터리 소재의 국제 가격이 올랐다. 열연강판은 지난해 1월 603달러에서 지난 7월 기준 1502달러로 149% 뛰었다. 1년 사이 냉연강판은 112%, 마그네슘은 146%,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리튬은 249% 올랐다.

물류비용과 인건비도 상승세다. 미국의 경우 지난 10월 트럭 화물 운송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2% 올랐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상거래 보편화로 인한 물류 배송차량 증가 등으로 신차 수요도 회복되면서 신차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보고서는 "국내 자동차 가격이 본격 인상되면 자동차 구매 관련 소비자 부담 경감·전기차 보조금 등이 정책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생계형 운전자나 서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차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등 세제 개편 관련 논의가 재점화될 수 있다"며 "전기·내연기관 자동차 가격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기차 보조금 로드맵 재검토 등의 이슈가 제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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