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뚜라미 역시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순차적으로 가정용 가스보일러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평균 3만~5만원 사이의 인상폭이 예상된다. 귀뚜라미의 보일러 가격 인상은 2011년 이후 10년만이다.
원재료 인상에 소비재 인상 도미노보일러업계는 원자재 가격인상이 가격 인상 압박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보일러의 주원료인 철의 지난달 가격은 지난해 말에 비해 평균 60~70% 상승했고, 스테인리스도 20~30% 높아졌다. 비중은 낮지만 부품으로 쓰는 반도체도 수급난으로 애를 먹고 있다.
영업이익률 역시 하락세다. 1분기 10.4%대에서 2분기 7.9%, 3분기 4.8%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10.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귀뚜라미 역시 원자재 가격인상의 여파로 이익률이 추락하는 추세다. 2016년 기준 귀뚜라미의 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1%까지 낮아졌다. 기업공개 대상 기업이 아니어서 분기별 수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해마다 영업이익률이 감소하고 있어 수익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며 "온열매트 등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일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철강 등 가격인상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은 1992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30개국에서 친환경 보일러로 해외시장 확대에 나서왔다. 하지만 미국, 러시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중국 베이징 법인은 50억원, 영국법인은 25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번 가격인상 적용범위를 국내 뿐 아니라 해외수출 물량까지 확대를 결정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귀뚜라미는 사업다각화를 통한 영토확장을 진행해왔다. 지주사격인 귀뚜라미홀딩스는 보일러를 주력으로 하는 귀뚜라미 외에도 귀뚜라미범양냉방, 센추리, 귀뚜라미에너지, 신성엔지니어링 등 거느리고 있다. 또 방송, 호텔, 골프, 외식 등 11개 종속기업이 있다.
귀뚜라미 자체로만 봐도 냉난방을 비롯해 공조시스템, 공기청정시스 등 사업영역을 확대 중이다. 가장 먼저 보일러의 축소판인 온수매트 사업에 뛰어든 뒤 지난해부터 카본매트를 내놓고 신시장 개척에 나선 상황이다. 외부에서 달라붙은 이물질이나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에어샤워 제품도 최근 개발해 시제품을 시운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하더라도 실속없는 양적성장으로 추락하기도 한다"며 "양사의 가격인상은 원자재 인상 요인 뿐 아니라 추가 성장을 위한 내실 다지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