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해외직구 플랫폼 아이허브는 2020년 12월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한국 내 주문이 폭주하자 전세기를 동원해 배송했다. 주 6일 24시간 운영하는 캘리포니아 물류센터에서 출고, 72시간 내 한국 도착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당시 아이허브코리아는 인스타그램에 임대한 전세기 사진과 함께 "직구 배송 대란을 해결코자 화물칸뿐 아니라 항공기 좌석, 짐칸까지 빌려 제품 발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27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쿠팡, G9, 11번가, 롯데온, SSG닷컴 등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은 해외직구 시장을 겨냥해 관련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해외직구 시장이 매년 두자릿수 이상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시장선도업체는 없다.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미국, 일본, 중국, 독일, 영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아마존, 알리바바, 라쿠텐 등의 여러 사이트를 이용해 직접 구매 후 한국으로 직배송이 되지 않는 경우 배송대행사를 이용해서 물품을 받고 있다. 다만 이 방식은 느린 배송과 낮은 상품 신뢰도, 결제·환불의 어려움, 직배송이 되지 않는 경우 배송대행지 사용 등의 불편함이 있어 이 틈을 국내 e커머스들이 파고 들고 있다.
소비자들의 중국 상품 직구가 늘어나자 쿠팡은 지난해 12월 중국 현지에 '쿠팡 상해 무역 유한회사(Coupang Shanghai Trading Co., Ltd)'를 설립하고 지난 3월부터 중국 로켓직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은 양대 해외직구 시장으로 국내 전체 해외직구의 21%가 중국발 직구 상품이다. 쿠팡은 중국으로까지 서비스 국가를 확대해 더 많은 직구 소비자를 '쿠팡 로켓직구'로 유입시키겠다는 포부다.
롯데온, SSG닷컴은 조직을 정비하고 카테고리를 신설하며 해외직구 강화에 나섰다. 롯데온은 해외직구 시장이 급격히 커지자 올 여름 조직 내에 '해외직구셀'을 새로 만들어 전문 인력을 충원했다. 해외직구셀을 총괄하는 이는 해외직구 분야에서 10여년 근무한 관련 전문가를 데려왔고, 내부 인력을 여럿 해외직구셀에 인력으로 넣었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도 기존 1주 진행에서 2주 진행으로 기간을 늘렸다.
SSG닷컴은 지난해 3월 해외직구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해외직구 전문관을 통해 국가별 및 카테고리별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비 운영상품수(SKU)가 250만개 이상 늘었고, 지난해 대비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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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e커머스 관계자는 "해외직구 시장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레드오션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그나마 성장성이 보이는 만큼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