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 시작하자…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준비하는 나라들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1.11.2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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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미국 결정 뒤 최종 판단 내릴 듯…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 관련 협의 중

/사진=AFP/사진=AFP


미국과 영국에 이어 호주도 내넌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고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안보협의체인 오커스 회원국 모두에서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기류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호주 정치권에서는 내년 2월4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은 보내지만, 총리나 정부 고위 관료 등 공식 사절단은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리처드 콜벡 체육부장관과 머리스 페인 외무부 장관은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정부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을 지켜본 뒤 외교적 보이콧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했다. 외교적 보이콧이 결정되면 공식 선언은 따로 하지 않고 사절단을 베이징에 파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은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중국 정부의 인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미국, 유럽 등 서방국 정치권에서는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베이징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중국 정부가 인권 탄압 의혹을 받는 만큼 인류 평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올림픽이 베이징에서 개최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외교적 보이콧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직접 밝혔다. 보이콧 권고안을 공식 보고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중 방침을 확정할 전망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미국의 동맹·우방국들도 바이든 행정부의 움직임에 발맞춰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는 모양새다. 호주는 지난 9월 미국, 영국과 함께 3자 안보협의체인 오커스를 결성한 바 있다.

영국 정부 내에서도 외교적 보이콧에 관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 온 리즈 트러스 영국 외교부 장관이 외교적 보이콧에 찬성하고 있다. 반면 존슨 총리는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존슨 총리는 올해 초 의회에서 베이징올림픽 참여 거부 주장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영국은 보통 스포츠 보이콧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전면 보이콧은 없을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캐나다와 뉴질랜드도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인 미국, 영국, 호주와 함께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인권 문제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관여가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해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것은 올림픽 정신을 어긋나는 것이며 각국 선수들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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