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상가 부동산 업체에 거래정보가 붙어 있다. 최근 은마아파트 전·월세 물량이 급증했다. 부동산업계는 재건축 2년 의무 거주 폐지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물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은마아파트 전셋값도 최대 1억원 급락하는 등 재건축 2년 의무 거주 백지화에 따른 임대차 시장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2021.7.20/뉴스1
임대차 신고정보 서울부터 투명하게 공개, 직전 임대료도 확인가능25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다음달부터 임대차 신고제로 들어온 정보를 서울지역부터 시범공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대차 신고제는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와 더불어 임대차3법의 하나로 지난 6월1일 시행됐다. 전국에서 보증금 6000만원 초과 또는 월세 30만원 초과 금액의 임대차계약은 의무 신고해야 하는데 미신고시 과태료는 내년 5월까지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신규계약인지 갱신계약인지 여부와 임대료 변화 내역이 공개되면 '이중가격' 현상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전용 84.43㎡의 경우 지난 12일에 12층 전세계약이 4억9350만원에 성사됐다. 같은 날, 같은 면적의 한층 위인 13층은 7억5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위아래 층인데 전셋값이 2억5650만원 벌어졌다. 지금은 12층은 갱신, 13층은 신규일 것으로 추정만 가능하지만 다음달부터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계약기간이 얼마인지도 공개된다. 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가 자녀 입학 시기에 맞춰 대치동 은마로 이사를 희망하는 경우 은마 아파트 신규 전세매물이 언제쯤, 어느정도 나올지 예측 가능해지는 셈이다. 정보가 낱낱이 공개되기 때문에 세입자 입장에선 '가격 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집주인이나 중개사가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을 부르거나 매물이 많은데도 없는 것처럼 설명하더라도 세입자가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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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협상력 상승 전셋값 안정 기대…"가격은 복합적, 수급동향까지 살펴봐야"지적도우선 서울부터 공개하고 이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차 신고제가 5개월전 도입됐으나 계도기간을 내년 5월까지 뒀기 때문에 지금단계에선 '대표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임대차 신고제 도입 전 확정일자신고를 한 계약만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공개했는데, 전세 임대차 계약의 약 30~40%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임대차 정보 공개 범위가 확대되더라도 세대수가 많지 않은 다세대주택이나 단독주택의 경우 지금처럼 정보가 제한될 수도 있다. 아파트처럼 층수, 면적을 모두 공개하면 어느 주택인지 특정할 수 있어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임대차계약 정보 시범 공개가 전셋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정보가 부족했던 세입자 입장에서는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물론 갱신권을 행사하지 않아 임대료 5% 이상 증액한 사례가 많이 나올 경우에는 반대로 임대차법이 무력화될 여지가 있단 반론도 없지 않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보 공개가 세분화되면 세입자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교섭력이 확보될 수 있다"면서도 "전세가격은 수급 동향까지 감안해 결정되기 때문에 가격변화 여부는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