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들의 올림픽 같다" 구글과 중기부 손잡은 '창구'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1.11.2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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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신경자 구글플레이 마케팅 총괄,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 양준영 키노라이츠 대표, 최재원·송승준 게임듀오 대표 /사진=구글코리아 제공 (왼쪽부터)신경자 구글플레이 마케팅 총괄,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 양준영 키노라이츠 대표, 최재원·송승준 게임듀오 대표 /사진=구글코리아 제공


"작년에는 떨어졌지만 올해는 1등으로 붙었다. 지금 당장 선정되지 않는다고 해도 다음에 성장한 뒤 다시 도전할 수 있다. 노력하고 성장하는 만큼 경쟁할 수 있는 장이다. 마치 올림픽 같았다."

팬덤 플랫폼 '블립' 운영사 스페이스오디티의 김홍기 대표는 '창구'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창구는 창업과 구글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프로그램으로 구글과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이 지원한다.



창구는 2019년부터 시작해 현재 1~3기까지 진행됐다. 중기부는 선정된 스타트업에 사업화 자금을 주고 구글은 앱·게임 퀄리티 개선, 글로벌 진출·마케팅 지원, 수익화 전략 컨설팅, 국내외 벤처캐피탈(VC) 대상 데모데이 등 다양한 성장 패키지를 제공한다.

22일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창구 1~2기 참여 스타트업들은 평균 21%의 매출 증대와 함께 고용이 50% 늘었다. 총 835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앱 다운로드는 195% 늘었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기업도 51% 증가했다.



김홍기 대표는 이날 구글코리아가 주최한 '창구 프로그램 3기 탑3 개발사' 미디어 간담회에서 "창구는 촘촘하게 케어해주는 프로그램들이 매우 도움이 된다. 단순히 컨설팅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의 느낌을 줬다"고 했다.

스페이스오디티의 경우 지난해 2기 때도 지원했지만 탈락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3기로 선발하는 80개사 안에만 들어가자는 마음으로 사실상 포기하면서 지원했다. 그런데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심사위원들이 호감을 갖고 많은 질문을 해줬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올해 초 팬덤 플랫폼이라는 키워드가 화제가 됐다"며 "큰 회사들이 진입해 당혹스러웠지만 그들은 지식재산권(IP)이 있는 사실상 아티스트 플랫폼이었다. 블립은 오로지 팬들의 불편에 집중했고 창구 1등이라는 인증마크를 획득했다"고 말했다.


게임듀오 "창구 타고 미국 시장 뚫었다"

"스타트업들의 올림픽 같다" 구글과 중기부 손잡은 '창구'
수집형 디펜스 롤플레잉게임(RPG) '닌자대전'을 개발한 게임듀오는 창구 3기 프로그램에서 2위로 선정됐다. 최재원 게임듀오 대표는 "그동안 한국·대만·일본에서만 매출을 내고 있었는데 창구를 통해 미국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2019년 9월 출시한 닌자대전은 닌자 캐릭터들이 인술·체술·환술을 사용하며 마을을 공격하는 요괴들을 막아내는 게임이다. 각 닌자들의 특성과 술법을 사용해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다.

특히 숙련도·승급, 코인·보석 수집, 아이템 강화 등 RPG 요소로 게임의 몰입도를 더했다. 가벼운 캐주얼 게임은 깊이가 없어 유저들이 금방 이탈하고, RPG는 무거운 분위기로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양측의 장점을 결합함으로써 시너지를 냈다.

최 대표는 "내년에는 닌자대전뿐만 아니라 신규 작품들을 대거 출시할 계획"이라며 "닌자대전 운영 노하우와 창구를 통해 배운 피드백과 경험을 신작에 적용해 10배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통합검색 및 탐색·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키노라이츠의 양준영 대표도 창구의 수혜자다. 그는 "창구 프로그램으로 10~20년 경력이 있는 C레벨들을 모실 수 있게 됐고 꿈꾸던 것을 실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양 대표는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도 모르는 상태에서 법인을 설립할 만큼 경험이 없었지만 무엇이든 도전하는 순간 확률이 0%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실망은 없다. 일단 도전하면 확률이 0%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구글코리아는 다음달 9일 국내외 VC가 참여하는 데모데이를 통해 창구 참여 스타트업들의 후속 투자유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신경자 구글코리아 마케팅 총괄은 "스타트업들이 한국을 넘어 해외로 진출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문, 창구가 되겠다는 비전으로 출발했다"며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이 의미 있고 멋진 도전을 하는 이미지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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