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인공태양, 1억℃에서 30초 타올랐다..세계 최장기록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1.11.2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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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에너지 탄소배출 없고, 사고 위험↓
땅 위에서 태양 구현하려면 1억℃ 만들어야
핵융합발전소 가동 위한 100초 기준 달성 목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서 구현 중인 '인공태양'. 우리나라 연구진이 개발 중인 '한국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KSTAR) 모습.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서 구현 중인 '인공태양'. 우리나라 연구진이 개발 중인 '한국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KSTAR) 모습.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연구 장치에서 인공태양을 구현해 30초간 운전했다. 1억℃ 이온온도 기준 세계 최장 기록이다. 핵융합 발전소를 가동하려면 100초 운전이 최소 기준인데, 연구진은 향후 2-3배 여유도를 둔 300초 운전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초고온 플라즈마 실험에서 이온온도 1억℃를 유지하고 30초간 운전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운전 시간이었던 20초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인공태양 가동 수준에 성큼
핵융합에너지는 태양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핵융합' 반응을 인공적으로 구현해 에너지를 만드는 방식이다. 핵융합에너지 연료는 바닷물로 고갈 염려가 없고, 에너지 효율이 다른 에너지에 비해 월등히 높다.

발전 과정에서 준 저준위 폐기물이 발생하지만 수십 년 보관 과정을 거치면 자연 상태로 되돌려 보낼 수 있는 정도다. 온실가스 주범인 이산화탄소도 없다. 핵융합 에너지를 '꿈의 청정에너지'라고 부르는 이유다.



땅 위에서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섭씨 1억℃ 이상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태양에선 수소가 높은 압력과 1500만도 온도에서 합쳐지면서 헬륨으로 변하고 열에너지를 방출한다. 그러나 인공적으로 높은 압력을 재현하기 어려워 그보다 높은 1억℃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산 인공태양 KSTAR 의미는?

핵융합연 연구진은 KSTAR(한국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를 1995년부터 개발했다. KSTAR를 풀어 쓰면 한국에서 만든 초전도 토카막이란 의미다. 토카막은 도넛 형태의 진공 용기 내부에 고온의 플라즈마를 가두는 장치다. 이 과정에서 핵융합 발전이 일어난다.

연구진은 2018년 KSTAR에서 처음으로 초고온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를 도달시켰다. 이어 지난해 20초 연속 운전에 성공했고, 올해 30초까지 기록을 늘린 것이다.


유석재 핵융합연 원장은 "핵융합에너지는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청정한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며 "핵융합 핵심기술의 적기 확보를 통해 우리나라가 진정한 에너지 강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KSTAR는 향후 운전시간 연장을 위해 전원 장치 개선과 내벽 온도 상승을 억제할 장치를 설치할 예정이다. 각종 제어 기술을 고도화해 2026년 1억℃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300초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통상 핵융합 발전소가 가동되는 최소 기준은 100초이지만, 2-3배 여유도를 둔 300초가 목표다.

핵융합에너지 분야는 아직 어느 나라도 주도권을 갖지 못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연합(EU)과 러시아, 미국, 일본, 인도, 중국 등이 참여해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를 공동 건설하며 핵융합에너지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 한국 연구진은 선두권 그룹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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