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웹툰산업은 서울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 2018년 기준 서울 지역의 웹툰 관련 사업체 수는 60.5%, 종사자 수는 61.6%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각각 21.9%, 34.1%로 서울 집중도는 경기의 2~3배 가까운 수준이다.
서울 웹툰의 사업체 규모는 경기 웹툰보다 오히려 영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이는 카카오, 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이 판교 등에 위치해 관련 중견업체도 그 인근에 소재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해될 수 있다"며 "서울 웹툰은 역사와 전통, 서울 집중도에도 불구하고 경기보다 규모가 영세해 산업생태계 변화에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경제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지자체 차원의 '창작 토대 강화'와 '콘텐츠 수익화 증대' 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연구원의 '서울 웹툰산업 성장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웹툰 인재 양성 △다양한 IP(지적재산권) 순환 촉진 △협업 환경 조성 △해외 진출 촉진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웹툰 콘텐츠 개발과 수익 증대 여부는 IP 활용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차트 세계 1위에 오른 드라마 '지옥'도 한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K저작권 IP의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애니를 바탕으로 웹툰 '송곳'으로 유명한 최규석 작가와 연상호 감독이 의기투합해 집필한 웹툰 '지옥(2019~2020)'이 원작이다. 연 감독은 "웹툰 작업 할 때부터 영상화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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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대형 플랫폼에서 콘텐츠 IP를 대량 구매하는 '독점화'로 중소 작가·제작사의 콘텐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웹툰뿐만 아니라 웹소설, 웹드라마 등 다른 콘텐츠 창작자들과의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개별 창작자 간의 상호교류 확대는 플랫폼, 출판사 등 유통사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는 데 기여할 거라는 것.
아울러 서울시가 현재 조성 중인 애니타운에 웹툰산업 전용공간 외에도 다른 산업과 같이 사용할 수 있는 복합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웹툰 제작자, 에이전시·플랫폼, 투자자, 웹툰 이외 다른 콘텐츠산업 등과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증진하려면 공간적 인접성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해외로의 웹툰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한류의 거점이 되고 있는 한국문화원, 세종학당, 한류 체험관 등 현지 시설에 서울 웹툰이 상시 상영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의 문화적 취향에 맞춘 다양한 장르 선정과 웹툰 번역 지원도 해외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