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감소세를 보였던 미국의 코로나19(COVID-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실내활동이 많아지는 겨울철을 코앞에 두고 있어 미국이 1년 전처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혹독한 겨울을 보내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내 백신 미접종자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점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 당국은 접종 자격을 확대하는 등 백신 접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근로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사진=AFP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과 실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의료 시스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콜로라도주의 코로나19 입원 환자 중 90%가 백신 미접종자다. 워싱턴대 전염병학자 알리 목다드 박사는 "정말 슬프다. 감소하던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이 확산을 방지할 모든 수단을 갖고 있는데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많은 양의 백신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이걸 맞으려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핼러윈데이 모임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큰 문제는 추수감사절(11월 26일)과 연말연시 휴가철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번 추수감사절에 5340만명의 미국인이 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에 가까운 수준이다. 목다드 박사는 "사람들이 코로나19가 없어진 것처럼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며 "추수감사절과 새해 전후로 여행을 즐기는 미국인들이 많을 것이며 이는 곧 코로나19 확산을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그 증가세는 매우 가파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7세 어린이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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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정부 공무원, 군인에 이어 민간기업에도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0인 이상 민간 사업장에 대해 내년 1월4일까지 백신 접종을 끝내도록 한 것이다. 이 조치를 적용받는 미국인은 약 8400만명으로, 이 중 3100만여명이 백신 미접종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일부 주와 기업들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제5 연방항소법원이 관련 명령을 잠정 중단하라고 결정해 제동이 걸린 상태다.
주 정부는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서두르고 있다. 미 연방 보건당국은 현재 65세 이상 고령자 혹은 18세 이상 고위험군에게만 부스터샷을 권고하고 있으나, 모든 성인을 고위험군으로 보고 추가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뉴욕시는 이날 18세 이상 뉴욕 시민이면 누구나 추가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뉴멕시코 등도 접종 자격을 18세 이상 성인 모두로 확대했다.
이달 초 시작한 5~11세 어린이 백신 접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국은 이 연령대의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맞히기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지역정부는 100달러 상당의 기프트카드 등 각종 인센티브를 내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