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고, 팔고, 또 팔고…'트위터 허락' 받더니 고삐 풀린 머스크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1.11.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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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8.1조원 상당 테슬라 주식 매도,
1200달러 넘었던 주가 16% 급락 1000달러도 위태…
처분한 물량 3% 불과, 추가 매도 이어질 듯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최근 일주일간 69억달러 상당 테슬라 주식을 처분했다. /사진=로이터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최근 일주일간 69억달러 상당 테슬라 주식을 처분했다.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일주일간 테슬라 주식을 계속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주주의 주식 처분 소식에 시장이 흔들리면서 테슬라 주가는 20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8~12일 5일 연속으로 총 69억달러(약 8조1400억원)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팔아 치웠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 6일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테슬라 지분 10%를 팔지 결정해달라'는 돌발 설문을 진행했다. 이 설문에서 응답자의 과반 이상인 58%가 '매각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내자 기다렸다는 듯 거침없이 매도 주문을 내고 있는 것이다.

머스크는 이 설문을 미국 민주당이 추진 중인 부유세, 일명 '억만장자세' 도입에 대한 여론을 확인하려는 의도로 실시한다는 시그널을 줬다. 주식·채권 등 자산의 미실현 이익에 대해서도 최소 20% 세율을 징수하려는 법안 추진에 저항의 의미를 담았다.



하지만 CNBC는 이 설문 결과와 관계 없이 머스크가 주식을 매각해야 할 상황이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내년 8월 만기인 스톡옵션의 행사를 앞두고 약 18조원의 세금을 마련하려면 월급이나 보너스를 현금으로 받지 않는 머스크가 주식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의 주식 처분으로 이달초 1200달러를 넘어섰던 테슬라 주가는 1000달러대로 급락했다. /사진=로이터일론 머스크의 주식 처분으로 이달초 1200달러를 넘어섰던 테슬라 주가는 1000달러대로 급락했다. /사진=로이터
머스크의 주식 처분으로 고공행진을 하던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다. 트위터 설문 직전인 지난 4일 주당 1229.91달러였던 주가는 12일 1033.42달러로 빠졌다. 5거래일 만에 약 16% 하락한 것이다. 이는 최근 지난해 4월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아직 1000달러 지지선이 깨지지 않았지만 머스크가 주식을 추가로 매도할 경우 테슬라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지분율은 23%로 총 1억7050만주다. 머스크가 최근 1주일간 매도한 주식은 보유 물량의 약 3%로 트위터 설문에서 밝힌 10%에 한참 못 미친다.


로이터는 앞으로 머스크가 추가 매도할 물량이 1000만주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트위터 설문을 통해 대중들에게 매각 허락을 받은 것은 시장의 잠재적인 비판을 피하려는 머스크의 전략이었다고도 전했다.

미 루즈벨트투자그룹의 제이슨 베노위츠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머스크의 지분 매각은 계속될 것"이라며 "수십억 달러 가치가 있는 옵션들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되는 만큼 무조건 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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