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한국은행
이 총재는 1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와 차문중 삼성경제연구소장을 비롯해 △투자은행(IB) 관계자 △경제학 교수 등 7인의 전문가가 참석한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글로벌 공급 병목의 영향과 함께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수요 측 물가 압력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진국의 빠른 백신보급과 전례 없는 정책지원으로 재화를 중심으로 수요가 강하게 회복되는 데 반해 일부의 생산·물류차질이 공급망을 통해 확산됨에 따라 공급부족 현상이 초래됐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공급측 요인에서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COVID-19)의 타격으로부터 회복하며 석유 수요가 늘자 공급 부족 우려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주도입 유종인 두바이유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달러선이었던 국제유가는 최근 80달러선까지 치솟았다. 이후 백신접종이 확대되면서 세계 경제가 더 빠르게 회복되면 이동이 늘고, 겨울철 난방 등 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원유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
이 총재는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펴야 하는 중앙은행으로서 공통적으로 직면한 어려움은 '알 수 없는 불확실성 (unknowable uncertainty)'의 영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최근 공급병목이 전 세계적으로 큰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는데, 이 현상이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겠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복잡성으로 인해 언제쯤 해소될지 알기 어렵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과연 일시적일지 내다보기도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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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세계 각국이 경제를 재개하고 우리나라도 방역정책을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전환하면서 기조적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은 감염병 확산뿐 아니라 탄소중립 추진, 주요국 간 갈등 등으로 쉽게 해결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