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깨워 뽀뽀하는 아빠, 죽어버리겠다"는 딸…엄마 고민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1.11.09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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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술을 마시면 자는 중학생 딸을 깨워 뽀뽀하는 아빠에게 "한 번만 더 그러면 죽어버리겠다"고 경고한 딸 때문에 걱정이라는 한 엄마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모 앞에서 죽겠다며 뺨 때리는 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두 딸의 엄마라 밝힌 글쓴이는 "애교 많고 정이 많은 작은딸이 커가면서 속을 썩인다"며 최근 있던 사연을 전했다.

글에 따르면 자영업을 하는 남편은 평소 퇴근이 늦으며 술을 좋아해 일주일에 두세 번은 취해서 집에 오기 일쑤다. 문제는 남편이 술을 마시고 집에 오는 날이면 꼭 작은딸 방에 들어가 수염을 비비며 뽀뽀를 한다.



딸은 그동안 짜증을 내면서도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지만, 며칠 전 아빠의 행동에 처음으로 "한 번만 더 자는 중에 깨우면 죽을게"라고 경고를 해왔다.

하지만 부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이후 아빠는 또 술에 취해 딸 방에 들어갔다. 잠에서 깬 딸은 비명을 지르며 베란다로 뛰어가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려고 했다.

글쓴이는 "너무 놀라 딸을 끌어안으며 말렸다. 남편도 놀라 뭐하는 짓이냐고 소리쳤더니 딸이 '한번만 더 깨우면 자살한다고 했는데 왜 말려'라고 했다"며 "화가 난 남편이 부모 앞에서 무슨 말버릇이냐 혼을 냈다"고 했다.


이어 "작은 딸이 '다음에 또 그러면 다시 시도할 거야'라고 말하며 자신의 뺨을 두 차례 때렸다"며 "그 후에는 '못 죽은 대신 자해한 거야'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글쓴이는 "정신병원에 보내야 하나 걱정"이라며 "사이코패스 의심되는데 그러기엔 정이 많은 아이"라고 속상해했다.

그러면서 "남편 보고 하지 말라고 했지만, 워낙 술을 좋아해 취해서 오는 날이면 또 들어갈 거 같다"며 "아이를 예뻐해 한 행동인데 저렇게까지 과민반응하는 딸 때문에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사연을 본 한 누리꾼은 "딸 반응이 과격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글 보니까 부모가 심각성을 모르고 말이 안 통해서 그런 거 같다. 부모니까, 사랑해서 그러는 거니까 라는 생각 관두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세요"라고 충고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부모 행동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들은 "중1이면 사춘기인데 아빠를 말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 딸이 싫다잖아요", "딸이 싫다는데 남편 행동 지적 안 하고 내버려두는 거야? 엄마 맞니?", "딸을 정신병원에 보내는 게 아니라 남편을 보내야지", "얼마나 싫었으면 저럴까?"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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