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도 100%…"대마초 안 피웠다" 거짓말 5분 만에 잡아낸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1.11.0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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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마리화나 현장진단 기술 개발…"감염병·암 진단에도 활용"

EPOCH 기술을 이용한 마리화나 검출 장비. /사진제공=IBSEPOCH 기술을 이용한 마리화나 검출 장비. /사진제공=IBS


마리화나 흡연 여부를 5분 만에 손쉽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최근 미국·유럽 등을 중심으로 마리화나의 합법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음주운전의 현장 단속처럼 적발할 수 있어 마리화나로 인한 교통 사고 방지에도 효과적일 전망이다.

2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나노의학연구단 이학호 연구위원(하버드 의과대학 교수)과 천진우 단장(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광주과학기술원 김민곤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마리화나 복용 여부를 5분 내 정확히 검출하는 현장진단(Point-of-care, POC)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마리화나 검사는 '측방 유동 분석법(LFA)' 또는 '기체 색층-질량 분광법(GC-MS)'이 주로 쓰였다. LFA는 간편하고 빠르지만 정확도가 매우 떨어지고, GC-MS는 정확도는 높지만 검출에 수일이 걸리고 가격도 비싼 단점이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마리화나 흡연 현장 진단 기술(EPOCH)'은 유동 분석법과 투과광 검측 모델을 종합해 신속성과 정확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EPOCH은 마리화나 유효 물질(THC)의 시료 채취부터 결과 도출까지 5분 내 끝낼 수 있다. 검출 한계도 밀리리터(ml) 당 0.17 나노그램(ng)으로, 마리화나 흡연 여부 확인을 위한 국제 규정(1ng/ml 미만)에 부합한다.



실제 마리화나 흡연자에 대한 임상 시험 결과에서도 EPOCH의 우수성이 입증됐다. 43명의 마리화나 복용 실험군(3명은 씹는 형태, 40명은 흡연 형태), 다른 43명은 마리화나 미복용 대조군(13명의 일반 담배 이용자 포함)으로 실험에 참여한 결과 100%의 정확도를 보였다. 마리화나 복용자의 복용 방식, 복용량, 타액 채취 시점(10분 이내)이 모두 달랐음에도 정확히 판정했고, 미복용 대조군은 전원 음성이었다.

이학호 연구위원은 "마리화나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나 암 진단 분야에서도 매우 유용한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슨(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IF 17.96)'에 지난달 22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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