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헝다 구제 손 놓나?…회장에 "개인 돈 털어 부채 해결해라"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1.10.2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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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있는 중국 헝다그룹의 사옥/사진=뉴스1홍콩에 있는 중국 헝다그룹의 사옥/사진=뉴스1


중국 정부가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에게 사재를 털어 채무 위기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헝다그룹이 지난달 23일 달러 채권 이자 지불을 연체한 후 중국 정부가 쉬 회장에게 개인 자산으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또 지방 정부들은 헝다그룹의 은행 계좌를 모니터링하며 회사 현금이 채무 변제가 아니라 아직 완공되지 않은 주택 건설에 사용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에서 헝다그룹이 계약금을 받고 아직 완공하지 못한 아파트는 160만 호다.



쉬 회장의 개인 자산으로 회사 빚을 갚으라는 당국의 요구는 헝다그룹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정부가 구제할 가능성이 낮다는 신호로 읽힌다.

쉬 회장의 개인 자금이 헝다그룹의 막대한 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 만큼 많고 유동적인지는 불확실하다. 헝다그룹의 달러 채권은 액면가 대비 크게 낮게 거래되고 있다. 헝다그룹이 역대 최대 규모의 채무 조정이 있을 것을 투자자들이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쉬 회장의 재산은 최대였던 지난 2017년 420억 달러에서 현재 78억 달러로 줄었다. 특히 공개된 쉬 회장의 재산은 대부분 헝다그룹의 주식 지분이다. 그는 2009년 홍콩증시 상장 이후 현금 배당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는 홍콩에 1억 달러짜리 저택을 보유했고, 이번 채무위기가 불거지기 전 60m 길이짜리 메가요트를 구입했다.

헝다그룹은 지난주 8350만 달러의 달러채권 이자를 지불하면서 가까스로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를 모면했다. 하지만 다음 채권이자까지 막아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30일 유예기간이 끝나는 다른 달러 채권이자의 만기일은 이달 29일이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역내외 채권은 74억 달러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현재 헝다를 시작으로 다른 기업들도 도미노처럼 위기를 맞고 있다. 부동산업체 당대부동산은 지난 25일 만기인 채권 원금과 이자 상환에 실패했다. 앞서 신리홀딩스, 화양녠홀딩스 등도 달러채를 상환하지 못했다.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내년에 상환해야 할 달러 채권 규모만 한화로 69조 원, 내후년에는 55조 원에 달한다. 위안화 채권 규모는 이를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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