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김현미,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화성동탄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찾아 한 말이다. 전용 44㎡(약 13평) 복층형 구조에 방 2개, 거실, 주방, 화장실로 구성된 실내를 둘러본 소감이었다.
이 주택은 보증금 7200만원에 월세 27만원이면 입주할 수 있다. 서울 시내 웬만한 원룸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방문한 후 9개월째 공실 상태다. 입주자 소득과 자산 기준을 완화했으나 여전히 찾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세 수 조원을 들여 만든 새 아파트 수 만채가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심 외곽 지역에 지어진 탓에 교통, 학군 등 입지 여건이 열악한 측면도 있지만 "너무 좁다"라는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얘기다.
공공임대주택이 '저품질 소형 아파트'란 꼬리표를 떼려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2인 신혼부부도 작다고 느끼고, 아이 키우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전용 30~40㎡ 소형 주택을 2채 지을 바에 공급 물량을 줄여서라도 전용 59~84㎡ 중형급 주택을 1채 짓는 게 시장 안정화에 더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주택 부지를 확보하고, 건설사업 승인이 나고도 착공이 지연된 공공임대주택 물량도 올해 8월말 기준 6만8000호에 달한다. 대형 신도시 2~3개와 맞먹는 규모다. 이제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문 대통령도 중산층도 살만한 질좋은 임대주택을 지으라고 했다. 공공임대주택, 이제부턴 물량보다 품질로 확실히 중심을 옮겨야 한다.